“There’s no such thing as a good man, Kayce. All men are bad. But some of us try real hard to be good.” (좋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 케이시. 세상에는 나쁜 사람들뿐이야. 하지만 우리 중 몇몇은 정말 열심히 착해 지려고 노력하지.)
이 대사는 옐로우스톤에서 원주민 사업가 토마스 레인워터가 케이시 더튼에게 하는 말입니다. 이 대사는 인간 본성의 도덕적 복잡성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옐로우스톤은 미국에서 가장 큰 목장을 소유한 더튼 가문을 중심으로 한 드라마로, 이들이 외부 위협으로부터 땅을 지키려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권력, 탐욕, 충성심, 그리고 도덕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레인워터는 자신의 민족에게 정당하다고 믿는 땅을 되찾기 위해 더튼 가문과 대립합니다.
동양 철학에서도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는 오랫동안 이어져 왔습니다. 맹자는 이렇게 말했죠. “사람은 본래 선하다.” 맹자의 대표적인 예는 우물가에 위태롭게 서 있는 아이를 보면 누구나 걱정하고 돕고 싶어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맹자와는 정반대로 순자는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아니야, 사람은 본래 악한 경향을 가지고 태어나.”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악’이란, 무조건 태어날 때부터 나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순자가 말하고자 했던 건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그대로 내버려 두면 자연스럽게 악한 행동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순자는 규범과 법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우리 안의 본성을 다스리기 위해선 외부의 규율과 질서가 꼭 필요하다는 거죠. 이를 통해 순자의 사상은 훗날 법가(法家) 사상의 기반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인류가 사유재산을 가지기 시작한 이후로, 언제나 소수의 사람들이 다수보다 훨씬 많은 권력과 부를 차지해 왔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기술이 발전하며 더 많은 자원이 생겼음에도, 그 결과를 누리는 사람은 여전히 소수였습니다. 이건 인간의 본성이 절대적으로 선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로 볼 수 있죠.
또한 인간의 본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규범과 규율이 없는 인터넷 세상입니다. 익명성이 보장된 공간에서는 악플, 트롤링 같은 행동들이 흔히 벌어지죠. 누가 시키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공격하거나 비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궁금해집니다. 정말 인간은 본래 악한 존재일까요? 아니면 그냥 이기적인 존재일까요? 어쩌면 우리는 선하다는 가치도 결국엔 자신에게 이익이 될 때 실천하는 존재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 안에 이타적인 마음이 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죠. 그렇기에 우리는 가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겁니다.
토마스 레인워터의 말처럼, “좋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말이 마음에 와닿는 이유는, 그것이 인간의 복잡한 본성을 간결하게 보여주기 때문일 겁니다. 왜 그렇게 노력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쩌면 그 노력 자체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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