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알파벳과 한글 가나다의 소리 차이


많은 영어 전문가들은 우리말과 영어의 ‘소리 체계’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합니다. 우리가 영어를 잘 듣지 못하는 이유는 영어 소리가 우리 말의 소리와 다르기 때문이라는 말이겠지요. 그럼에도 우리는 종종 영어 단어를 한국어의 익숙한 발음으로 단순 치환하거나, 영어 특유의 소리 변화 규칙들을 간과하게 됩니다. 하지만 영어를 정말 제대로 들어내고 말을 하려면, 영어의 표현이 아니라 ‘소리’에 주목해야 될지도 모릅니다.



제1부: 자음 소리의 세계 – 익숙한 듯 다른 소리의 장벽


우리말과 영어는 모두 소리를 기호로 나타내는 표음문자이지만, 안타깝게도 소리와 문자 사이가 명확한 1대1로 정확히 대응되지는 않아 발음 학습에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1. 글자 수부터 다른 시작: 한글 vs 영어 알파벳

  • 한글: 기본 24개- 한글의 자음 개수는 14개이고, 모음 개수는 10개입니다. 그러나 파생 알파벳까지 하면 40개까지 확장됩니다.
    • 자음: 19자 (ㄱ, ㄲ, ㄴ, ㄷ, ㄸ, ㄹ, ㅁ, ㅂ, ㅃ, ㅅ, ㅆ, ㅇ, ㅈ, ㅉ, ㅊ, ㅋ, ㅌ, ㅍ, ㅎ)
    • 모음: 21자 (단모음 10자: ㅏ, ㅐ, ㅓ, ㅔ, ㅗ, ㅚ, ㅜ, ㅟ, ㅡ, ㅣ / 이중모음 11자: ㅑ, ㅒ, ㅕ, ㅖ, ㅘ, ㅙ, ㅛ, ㅝ, ㅞ, ㅠ, ㅢ)
    • 한글은 소리 나는 대로 적는 표음문자이며, 자음과 모음이 결합하여 하나의 음절(글자)을 이룹니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구성이 특징입니다.

  • 영어:
    • 알파벳: 26자
    • 자음 글자: 21자 (b, c, d, f, g, h, j, k, l, m, n, p, q, r, s, t, v, w, x, y, z – y, w는 반모음/반자음으로도 쓰임)
    • 모음 글자: 5자 (a, e, i, o, u)
    • 영어는 알파벳 글자 수 자체는 적지만, 하나의 글자가 여러 소리를 내거나(예: ‘a’는 /æ/, /ə/, /eɪ/ 등), 여러 글자가 합쳐져 하나의 소리를 내는(예: ‘sh’, ‘ch’, ‘th’)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실제 영어 ‘소리’의 개수는 글자 수보다 훨씬 많습니다.

단순히 알파벳 글자 수로 비교하기보다는 실제 ‘소리 체계’를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2. 자랑스러운 우리 자음: 과학적인 소리의 설계, 훈민정음


우리말 문자는 다른 언어들에 비해 비교적 근래인 1446년(훈민정음 반포)에 당대의 똑똑한 학자들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논리적이고 과학적입니다. 특히, 자음 문자는 소리가 나는 ‘발성 위치’에 따라서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자음 소리는 숨을 내뱉을 때 입술, 이, 혀, 목구멍 등의 움직임의 조합에 따라서 소리가 달라지는데, 어떤 부분을 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다음과 같이 분류됩니다 (훈민정음의 오음):

  • 입술소리 (순음): ㅁ, ㅂ, ㅃ, ㅍ 등은 입술을 주로 사용해서 내는 소리입니다. 입술 모양을 네모로 표현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입술소리 자음은 모두 네모 모양(ㅁ)이 포함되어 있죠.
  • 잇소리 (치음): ㅅ, ㅆ, ㅈ, ㅉ, ㅊ 등은 윗니와 아랫니를 거의 붙여서 내는 소리입니다. 잇소리에는 모두 ‘ㅅ’ 모양이 포함되어 있는데, 입을 벌리고 고개를 뒤로 젖혀서 윗니를 보여준다고 할 때 그 윗니의 모양을 연상하시면 됩니다.
  • 혓소리 (설음): ㄴ, ㄷ, ㄸ, ㄹ, ㅌ 등은 혀를 주로 사용해서 내는 소리입니다.
  • 어금닛소리 (아음): ㄱ, ㄲ, ㅋ 등은 혀뿌리가 목구멍 위쪽을 압박하는 모양입니다. ‘ㄱ’ 모양이 바로 그 형상입니다.
  • 목구멍소리 (후음): ㅇ, ㅎ 등 목구멍에서 나는 소리입니다. 목구멍 모양을 동그라미로 표현한 것은 명쾌하죠?


또한, 자음 소리는 소리 발성 ‘방법’에 따라서도 파열음(막았다 터뜨리는 방법), 마찰음(입안에서 공기를 마찰하는 방법), 비음(코로 공기가 나가는 방법), 유음(입안에서 공기가 흐르는 방법)으로 구분합니다.

3. 영어 자음과의 만남: 비슷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들

영어 자음의 분류 체계도 우리말과 유사하게 발성 ‘위치’에 따라서 분류하지만, 우리말의 잇소리(ㅅ, ㅆ, ㅈ, ㅉ)와 혓소리(ㄴ, ㄷ, ㄸ, ㄹ, ㅌ)가 ‘잇뒤소리’로 합쳐지고, 혀뿌리소리와 목구멍소리(ㅇ, ㅎ)가 ‘목구멍소리’로 합쳐진 것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동일합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성대의 울림’ 여부, 즉 무성음(Unvoiced)과 유성음(Voiced)의 구분입니다. 우리말의 파열음(ㅂ, ㅈ, ㄷ, ㄱ)과 마찰음은 기본적으로 성대를 울리지 않고 소리를 내므로 무성음에 해당되고 (모음 사이에서는 유성음화되기도 함), 비음과 유음은 성대를 울리는 유성음에 해당됩니다. 반면, 영어는 이 무성음과 유성음의 구분이 매우 뚜렷하며, 이것이 의미를 구분하는 핵심 역할을 합니다.

  • 무성음 vs. 유성음: 한국인의 대표적인 발음 혼란 지점
    • 우리말의 ‘ㅂ, ㅈ, ㄷ, ㄱ’은 기본적으로 무성음이지만, 영어의 b, j[dʒ], d, g는 유성음이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인이 book을 우리말 ‘북’처럼 무성음으로 발음하면 원어민은 어색하게 느끼거나 다른 단어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영어에서 ‘유성음 자음 + 모음’을 발음할 때는 모음이 발음되기 전에 이미 자음부터 성대가 울리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예: go는 우리말 ‘고우’가 아니라 성대를 울리면서 ‘으~고우’ 식으로 발음)
    • 거꾸로, 영어 첫음절에 오는 b, j, d, g를 우리가 무성음으로 발음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면 미국인들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를 못 하게 됩니다.
    • 무성음-유성음 짝: 다른 발음 방법(입술과 혀의 움직임 등)은 동일한데, 성대를 울리느냐 안 울리느냐의 차이만 있는 자음들이 8쌍 있습니다. (예: p-b, f-v, t-d, k-g, s-z, sh[ʃ]-zh[ʒ], ch[tʃ]-j[dʒ], th[θ]-th[ð]) 이 차이를 명확히 인지하고 발음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 우리말에는 없는 영어 자음들: 집중 훈련 대상!
    • f, v, z, sh[ʃ], zh[ʒ], th[θ], th[ð], r 등은 우리말 소리에는 없는데 영어에만 존재하는 자음들로, 익숙해지려면 상당한 발음 훈련이 필요합니다.
      • f /f/ 와 v /v/: 윗니로 아랫입술을 살짝 물고 바람을 내보내는 소리 (f는 무성, v는 유성). 많은 한국인이 ‘f’를 ‘ㅍ’으로, ‘v’를 ‘ㅂ’으로 발음하지만, 이는 완전히 다른 소리입니다.
      • th /θ/ 와 /ð/: 혀끝을 윗니와 아랫니 사이에 살짝 내밀고 바람을 내보내는 소리 (θ는 무성, ð는 유성). 이 소리들은 각각 ‘ㅆ’나 ‘ㄷ’으로 잘못 발음되기 쉽습니다.
      • r /r/ 와 l /l/: 우리말 ‘ㄹ’ 하나와 달리 영어는 두 소리를 명확히 구분 (l은 혀끝을 윗니 바로 뒤 입천장(치경)에, r은 혀를 입천장 어디에도 닿지 않게 뒤로 살짝 말아 올리며 내는 소리).
      • z /z/: ‘s’와 입 모양은 같지만 성대를 울려서 내는 소리. (예: zoo, buzz). 우리말에는 없는 유성 치찰음입니다.
      • sh[ʃ], zh[ʒ]: sh는 입술을 앞으로 내밀며 ‘쉬’ 소리를, zh는 같은 방법으로 성대를 울립니다. (pressure[ʃ], pleasure[ʒ])


4. 영어 자음의 또 다른 특징들: 문맥과 환경에 따른 변화

  • 단어 내 위치에 따른 발음 변화: 영어 자음은 단어의 중간에 오면 대부분 경음(된소리)으로 순화되어 발음됩니다. 예를 들어, apple은 ‘애플’이 아니라 ‘애쁠’, student는 ‘스튜던트’가 아니라 ‘스뚜던트’처럼 들립니다.
  • 미국식 영어의 t 발음 변화: 미국식 영어에서는 ‘t’가 ‘d’ 발음(우리말 ‘ㄹ’과 유사)으로 순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 water -> ‘워러’, computer -> ‘컴퓨러’) 반면 영국식 영어에서는 ‘t’를 제대로 발음합니다.
  • 하나의 알파벳이 다수의 소리를 표기 : 표기상 동일한 영어 자음이라도 단어에 따라 다르게 발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 c가 cement에서는 ‘s’로, credit에서는 ‘k’로 발음) 이는 우리말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마찬가지 현상입니다.

결국, 영어 발음을 정확히 구사하기 위해서는 우리말과 영어 소리 체계의 차이를 명확히 인식하고, 특히 영어에만 존재하는 소리들, 무성음과 유성음의 구분 등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문법이나 어휘 공부만으로는 발음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제2부: 모음 소리의 세계 – 더 복잡하고 미묘한 소리의 향연

자음 소리의 차이도 복잡하지만, 사실 한국인 학습자에게 영어 ‘모음’ 발음은 자음보다 훨씬 더 어렵고 미묘한 도전 과제입니다. 모음은 입 안의 장애 없이 발음되는 소리로, 혀 위치와 입술 모양에 따라 그 소리가 달라지며, 이는 음성학적 구분의 기초가 됩니다. 우리말과 영어의 모음 체계는 어떻게 다르며, 왜 영어 모음이 그토록 어렵게 느껴지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우리말과 영어 모음 체계의 기본

  • 우리말 모음 체계: 음성학적으로 우리말 모음은 혀의 위치(전설/후설)와 입술 모양(평순/원순)에 따라 분류되며, 단모음 10개(이, 에, 애, 으, 어, 아, 오, 우, 외, 위)와 이중모음 11개(야, 얘, 여, 예, 와, 왜, 워, 웨, 요, 유, 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글 모음 표기는 역사적으로 천지인(·, ㅡ, ㅣ) 이론에 기초해 개발되었지만 실제 발음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어, 음성학적 관점에서 혀와 입술 움직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학습에 효과적입니다.

  • 영어 모음 체계: 영어 모음 글자는 5개이지만 실제 모음 소리는 이보다 훨씬 다양하며, 우리말처럼 혀 위치와 입술 모양으로 구분될 뿐만 아니라 결정적으로 ‘긴장 모음(Tense Vowel)’과 ‘이완 모음(Lax Vowel)’으로 나누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는 모음의 길이와 발음 시 근육의 긴장도에 따라 소리가 달라짐을 의미하며, 우리말 모음 체계와 명확하게 대응되지 않아 한국인 학습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2. 귀로 느껴지는 ‘소리의 결’ 차이: 모음, 이것만 알아도 반은 성공!

  • 모음의 다양성과 미묘함: 긴장과 이완의 세계
    • 우리말 모음은 비교적 각 소리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반면, 영어 모음은 훨씬 많은 소리가 존재하며, 특히 긴장/이완의 차이, 혀의 위치, 입술 모양의 미세한 변화로 소리가 달라집니다.
      • 예: eat [i:] (긴장) vs. it [ɪ] (이완) – 우리말 ‘이’와 유사해 보이지만, [i:]는 길고 긴장된 소리, [ɪ]는 짧고 이완된 소리로 의미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leave [i:]와 live [ɪ], heat [i:]와 hit [ɪ] 발음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 [æ] (긴장/이완 중간, 보통 이완으로 분류) vs. [e] (이완): dad [dæd]의 [æ]는 우리말 ‘애’보다 입을 ‘아’에 가깝게 더 크게 벌려야 하는 소리인 반면, dead [ded]의 [e]는 우리말 ‘에’와 유사하지만 좀 더 이완된(가볍게 툭 내뱉는) 소리라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 이중모음처럼 보이지만 단일 모음처럼 짧게: a[eɪ], o[oʊ], i[aɪ] 발음은 두 개의 모음이 합쳐진 것이 아니라 하나의 모음처럼 짧고 간결하게 발음해야 합니다.
      • schwa(슈와) /ə/: 영어에서 강세가 오지 않는 모음은 대부분 이 schwa 소리로 약화됩니다. 누군가가 갑자기 배를 툭 쳤을 때 “억!” 또는 “윽!” 하는 소리와 유사하게, 힘없이 짧게 내는 ‘어’ 또는 ‘으’에 가까운 소리입니다. (예: about의 a /əˈbaʊt/, banana의 첫 a와 마지막 a /bəˈnænə/). 우리말 모음 체계와 명확하게 대응되지 않아 학습자가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 영어의 1.5 모음 /r/과 /l/: 단순 ‘ㄹ’이 아니다!
    • 우리말은 ‘ㄹ’ 하나로 다양한 소리를 내지만, 영어의 /r/과 /l/은 명확히 다른 소리입니다.
      • /r/: 혀를 입천장 어디에도 닿지 않게 뒤로 살짝 말아 올리며 내는 소리입니다. (예: her, car) 이때 혀끝을 윗니 뒤쪽(치경)에 확실히 붙이는 우리말 ‘ㄹ’과 달리, /r/은 혀를 붙이지 않고 굴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 /l/: 혀끝을 윗니 바로 뒤 입천장(치경)에 확실히 대고 내는 소리입니다. (예: late, dull, milk) 특히 단어 끝에 오는 /l/(dark l)은 혀가 입 위쪽에 닿을 듯 말 듯 굴려야 하는 미묘함이 있습니다.
    • 이 두 소리의 구분은 듣기와 말하기 모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 특정 발음 예시: work [wɜːrk] vs. walk [wɔːk]
    • 많은 한국인 학습자들이 어려워하는 발음입니다.
      • work [wɜːrk]: /ɜːr/ 소리는 입술을 작게 벌리고 /r/ 발음을 추가하며 혀를 더 긴장시켜 안쪽으로 당기는 느낌입니다.
      • walk [wɔːk]: /ɔː/ 소리는 ‘오’와 ‘아’의 중간 정도로 입을 좀 더 벌리고, /l/은 묵음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이처럼 입술 크기, 혀의 굴림 정도, 특정 음의 묵음 유무 등 섬세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음 차이를 만듭니다.

3. 한글로 영어 소리 따라잡기 (유사 표기 시도 – 참고용!)

완벽하진 않지만, 영어 소리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 한글로 유사하게 표기해보는 시도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매우 중요!) 아래 한글 표기는 영어 소리의 미묘한 뉘앙스, 특히 긴장/이완의 차이나 정확한 조음 위치를 완벽히 담아낼 수 없습니다. 반드시 원어민 발음을 듣고 입 모양을 관찰하며 연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영어 알파벳/소리 (IPA)유사 한글 표기 (참고용!)예시 (영어)추가 설명 (IPA 기반)
a (단모음 æ)애 (입을 ‘아’처럼 크게)cat, apple/æ/ – ‘애’와 ‘아’의 중간, 턱을 크게 내림.
e (단모음 e)bed, egg/e/ 또는 /ɛ/ – 우리말 ‘에’보다 가볍거나 살짝 더 열림.
i (이완모음 ɪ)이 (짧고 가볍게)it, sit/ɪ/ – ‘이’와 ‘에’ 사이처럼 들리기도 함, 힘없이 툭.
i (긴장모음 i:)이이 (길게)eat, see/iː/ – 우리말 ‘이’보다 길고 입 양옆으로 더 당기는 느낌.
o (ou 소리)오우go, no/oʊ/ (미국), /əʊ/ (영국) – 미국영어에서 ‘o’는 [o]로 발음되는 경우가 거의 없음.
u (이완모음 ʊ)우 (짧고 가볍게, ‘으’ 느낌)put, book/ʊ/ – ‘툭’과 ‘턱’의 중간, ‘으’ 소리가 섞인 듯 가볍게.
u (긴장모음 u:)우우 (길게)blue, food/uː/ – 우리말 ‘우’보다 입술을 더 앞으로 내밀고 길게.
sh /ʃ/she, fish/ʃ/ – 입술을 앞으로 내밀며.
ch /tʃ/chair, much/tʃ/ – ‘ㅌ+쉬’ 느낌.
j /dʒ/쥐 (성대 울림)job, page/dʒ/ – ‘ㄷ+쥐’ 느낌, 유성음.
/ɑ:/ (긴장)아아 (목구멍 열고 길게)car, father, caught우리말 ‘아’보다 더 깊고 길게. caught, bought의 au, ou도 이 발음에 해당될 수 있음.
/ɒ/ (이완, 영국영어)아 (짧고 둥글게)hot, not (영국)미국영어에서는 /ɑ:/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음.
/ɔ:/ (긴장)오오 (입술 동그랗고 길게)walk, talk, law‘오’와 ‘어’의 중간처럼도 들림. 입술을 확실히 둥글게.
/ʌ/ (이완)어 (짧고 가볍게)cup, sun, butschwa와 비슷하지만 약간 더 열린 소리.
/ɜːr/ (미국), /ɜː/ (영국)어어ㄹ (혀 말고 길게)bird, work, her혀를 긴장시켜 안으로 당기며 내는 소리.
/ə/ (schwa)어/으 (매우 약하고 짧게)about, sofa강세 없는 모든 모음에서 나타날 수 있음.

(주의!) 위의 한글 표기는 영어 소리의 미묘한 차이를 완벽히 담아내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영어의 ‘r’이나 ‘l’은 한글 ‘ㄹ’ 하나로 표기하기 어렵고, ‘f’나 ‘v’, ‘th’ 발음은 한글에 정확히 대응하는 글자가 없습니다.

4. 한글로 도저히 표현하기 어려운 영어 소리들의 핵심

  • 자음: f, v, th[θ, ð], r, l, z, sh[ʃ], zh[ʒ] 등은 우리말에 없거나 조음 방식이 달라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 모음:
    • 긴장(Tense) vs. 이완(Lax)의 구분: 단순히 소리의 길고 짧음만을 의미하지 않고, 발음 시 구강 근육의 긴장도 차이를 포함합니다. 이 차이가 의미를 바꾸므로 매우 중요합니다.
    • Schwa /ə/의 보편성: 강세 없는 음절에서 거의 모든 모음이 이 소리로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표기할 특정 글자가 없기에 더욱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 반모음 /r/, /l/의 미묘한 조음: 우리말 ‘ㄹ’과는 다른 혀의 움직임을 정확히 익혀야 합니다.
    • 영어의 반모음 y[j]와 w: 우리말 이중모음에서 발견하는 반자음과 모음 결합과는 실제 발음에서 차이가 존재합니다. (예: yes [jes] 와 우리말 ‘예’, wow [waʊ] 와 우리말 ‘와’는 미묘하게 다릅니다.)

5. 차이를 알고 제대로 듣기 위한 연습 방법

  1. 최소대립쌍(Minimal Pairs) 활용: 딱 하나의 소리만 다른 단어 쌍을 듣고 구분하는 연습입니다. (예: rice(r)-lice(l), fan(f)-van(v), it(ɪ)-eat(i:) 등) 특히 모음의 긴장/이완 차이(/i:/ vs /ɪ/, /u:/ vs /ʊ/, /æ/ vs /e/)에 집중합니다.
  2. IPA(International Phonetic Alphabet, 국제음성기호) 익히기: 처음에는 낯설 수 있지만, IPA는 영어의 모든 소리를 정확하게 표기하는 시스템입니다. 사전을 찾을 때 발음 기호를 함께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정확한 소리를 인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3. 원어민의 입 모양과 소리 관찰: 유튜브나 발음 교육 앱 등에서 원어민이 특정 소리를 낼 때의 입 모양, 혀의 위치 등을 시각적으로 확인하고 그대로 따라 해보세요. (영어 모음은 우리말보다 입술과 턱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합니다. æ 발음 시 턱을 크게 내리는 모습, u: 발음 시 입술을 쭉 내미는 모습 등을 관찰) 자신의 발음을 녹음해서 비교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4. 소리 내어 읽기 (Read Aloud) & 쉐도잉 (Shadowing):
    • 소리 내어 읽기: 영어 텍스트를 정확한 발음과 강세, 억양을 의식하며 소리 내어 읽습니다.
    • 쉐도잉: 원어민의 음성을 듣고 그림자처럼 바로 따라 말하는 연습입니다. 처음에는 스크립트를 보고, 익숙해지면 듣고 바로 따라 합니다. 이는 듣기 능력과 발음 교정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5. 우리말에 없는 소리에 집중 훈련: 위에서 언급된 ‘f, v, th, r, l, z’ 등의 자음과 생소한 모음 소리들은 의식적으로 집중해서 듣고 발음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6. Schwa 소리 집중 탐구: 다양한 단어와 문장에서 강세 없는 모음이 어떻게 schwa로 발음되는지 유심히 들어보세요.
  7. 혀의 위치와 움직임 상상 및 연습: /r/ 발음을 할 때 혀가 입천장에 닿지 않고 말리는 느낌, /l/ 발음을 할 때 혀끝이 윗니 뒤에 정확히 닿는 느낌을 의식하며 연습합니다.
  8. 강세와 리듬감 익히기: 영어는 단어와 문장에 강세와 리듬이 있습니다. 이를 무시하면 잘 들리지 않을 뿐더러, 말할 때도 어색하게 들립니다. 알파벳 소리를 익힐 때부터 강세의 존재를 인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말은 상대적으로 입술을 적게 움직이고 혀 위치 변화가 제한적인 효율적인 방식으로 발음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영어는 입술과 혀를 더 확실하고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다양한 자음과 모음 소리를 정확하게 구분합니다. 이러한 발음 습관의 차이를 이해하고 극복하는 것이 영어 발음 학습의 핵심입니다. 단순히 문자나 발음기호만으로는 정확한 발음 습득이 어렵기 때문에, 실제 음성 청취와 함께 발음기관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연습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