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를 베풀어줘! (Do somebody a favor!)”
이 짧은 문장, 영어에 익숙하다면 자연스럽게 “누군가에게 호의를 베풀어라”는 뜻으로 이해되죠. 하지만 곰곰이 뜯어보면, ‘do(하다)’라는 동사 뒤에 ‘somebody(어떤 사람)’와 ‘a favor(호의)’라는 두 개의 명사가 그저 나란히 놓여있을 뿐입니다. 우리말로 직역하면 “너 해라 어떤 사람 하나 호의”라는, 도무지 알 수 없는 말이 되어버리죠.
이것이 바로 영어 어순의 묘미이자, 우리말과 다른 점입니다. 영어에서는 특정 동사들 뒤에 **명사 두 개를 연달아 놓는 것만으로도 “누구에게(Who) 무엇을(What) 하다”**라는 의미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앞에 오는 명사는 ‘누구에게’ (간접 목적어), 뒤에 오는 명사는 ‘무엇을’ (직접 목적어)로 해석됩니다.
우리 ‘육하원칙 어순 패턴’에서 이 구조는 (Who + What) 자리가 두 부분으로 나뉘어 한 번에 두 가지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S (주어) + V (동사) + (Who – ~에게) + (What – ~을/를) + [Where? + Why? + How? + When?]
이번 장에서는 이렇게 두 개의 목적어를 가지는 동사들과, 더 나아가 목적어를 보충 설명하는 말까지 (Who/What) 영역 안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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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구에게 무엇을 주다/하다” – 수여동사 (Give형 동사)
모든 동사가 이렇게 두 개의 목적어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로 “~에게 ~을 주다”라는 의미, 즉 ‘수여’의 의미를 가진 동사들이 이런 구조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런 동사들을 ‘수여동사’라고 부르기도 하죠.
- Give (~에게 ~을 주다):
- ANNA CHRISTIE: Give me a whisky, ginger ale on the side. (위스키에 진저 에일을 얹어줘요.) – 영화 <안나 크리스티 Anna Christie>
- LLOYD DOBLER: I gave her my heart, and she gave me a pen. (난 그녀에게 내 마음을 주었는데 그녀는 나에게 펜을 주었지.) – 영화 <금지된 사랑 Say Anything…>
- Do (~에게 ~을 해주다):
- Chucky Pancamo: So why don’t you do everyone a favor? (그러니 모두에게 호의를 베풀게.) – 드라마 <오즈 OZ>
- Thomas Gabriel: I am doing the country a favor. (나는 이 나라에 호의를 베풀고 있는 거야.) – 영화 <다이하드 4.0 Live Free or Die Hard>
- Buy (~에게 ~을 사주다):
- George Mason: Aren’t you going to buy me dinner first? (먼저 나에게 저녁부터 사지 않겠어요?) – 드라마 <24>
- Show (~에게 ~을 보여주다):
- ROD TIDWELL: Show me the money! (내게 돈을 보여줘 봐!) – 영화 <제리 맥과이어 Jerry Maguire>
- Send (~에게 ~을 보내주다):
- Rolly: Just send me a post card, Lucky. (그냥 나에게 엽서나 보내줘, 럭키.) – 영화 <101마리 달마시안 101 Dalmatians>
- Tell (~에게 ~을 말해주다):
- Capt. Spaulding: Now you tell me what you know. (지금 나에게 네가 알고 있는 것을 말해봐.) – 영화 <파티 대소동 Animal Crackers>
- Teach (~에게 ~을 가르쳐주다):
- Ian Wyndham: So thank you for being the person who taught me to Love. (사랑하는 법을 알려줘서 고마워.) – 영화 <이프 온리 If Only>
- Ask (~에게 ~을 물어보다):
- HARRY CALLAHAN: You’ve got to ask yourself one question: “Do I feel lucky?” (너 자신에게 질문을 해 봐야 할 거야. “내가 운이 좋은가?”) – 영화 <더티 해리 Dirty Harry>
- Get (~에게 ~을 갖다주다/만들어주다):
- George: Yes, Martha? Can I get you something? (마사, 너에게 무엇이라도 챙겨줄까?) – 영화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Who’s Afraid of Virginia Woolf?>
- Make (~에게 ~을 만들어주다):
- Michael: I’ll make him an offer he can’t refuse. (내가 너에게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나 하지.) – 영화 <대부 The Godfather>
이 동사들은 마치 마법처럼, 단지 ‘사람 명사 + 사물 명사’를 순서대로 놓는 것만으로도 “누구에게 무엇을”이라는 복잡한 의미를 간단하게 전달합니다.
잠깐! Get 동사의 특별한 능력
‘Get’ 동사는 정말 다양한 의미로 쓰이지만, 여기서 “get + 사람 + 사물” 구조는 “~에게 ~을 가져다주다” 또는 “~에게 ~을 얻게 하다”는 수여의 의미를 가집니다.
또한 “get + 목적어 + 상태” 형태로 쓰여 “~을 ~한 상태로 만들다”는 의미도 자주 쓰입니다.
- MR. ALBERT OSBORNE: Why don’t you get out of that wet coat and into a dry martini? (그 젖은 옷을 벗고 드라이 마티니 한잔 어때?) – 영화 <메이저와 마이너 The Major and the Minor>
- 여기서는 “Get (yourself) out of~” (
로부터 너 자신을 나오게 해라 → 나가라), “Get (yourself) into” (~안으로 너 자신을 들어가게 해라 → ~해라)와 같이 목적어가 생략된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 여기서는 “Get (yourself) out of~” (
2. 전치사의 도움: 자동사+전치사로 “누구에게 무엇을 주다” 표현하기
모든 동사가 위에서 본 수여동사처럼 간단하게 두 개의 목적어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동사들은 우리말의 조사처럼 ‘전치사’의 도움이 있어야 “누구에게 무엇을”이라는 의미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어순식은 살짝 변형됩니다.
S + V + (Who + <전치사 + What>) + [Where? + Why? + How? + When?]
- remind A of B (A에게 B를 생각나게 하다):
- Peter: You remind me of someone, it’s probably you. (당신은 내게 누군가를 생각나게 하는군요.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인가 보네요.) –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 While You Were Sleeping>
- provide A with B (A에게 B를 제공하다): (inform, convince, furnish, supply 등도 유사)
- Ron Steigler: I’ll provide you with the very best ghost-writer, proof-readers… (내가 당신에게 뛰어난 대필작가와 원고를 교정할 사람들을 제공할게요.) – 영화 <찬스 Being There>
이 경우, 전치사(of, with 등)와 그 뒤의 명사(What)가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어 간접 목적어(Who)에게 전달되는 내용을 나타냅니다.
3. “누구를 무엇이라고 부르다/만들다” – 목적어와 목적격 보어 (Who = What)
때로는 동사 뒤에 명사가 두 개 연달아 나오지만, “누구에게 무엇을 주다”는 의미가 아닐 때도 있습니다. 바로 앞의 명사(목적어)가 뒤의 명사(목적격 보어)와 동격이거나, 앞의 명사를 뒤의 명사 상태로 만들 때입니다. 영문법에서는 이를 ‘5형식’이라고 부르며, <주어 + 동사 + 목적어 + 목적격 보어> 구조로 설명합니다.
우리 어순식에서는 (Who/What) 자리가 다시 한번 특별한 관계를 맺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Who = What)
- “They call me Mister Tibbs.” (그들은 나를 미스터 팁스라고 부른다.) – 영화 <밤의 열기 속으로 In the Heat of the Night>
- S(They) + V(call) + O(me – Who) + O.C(Mister Tibbs – What). 여기서 ‘me = Mister Tibbs’의 관계가 성립합니다.
- 마치 “They call me. I am Mister Tibbs.” 두 문장이 합쳐진 느낌이죠.
이런 구조를 만드는 대표적인 동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Call, Name, Elect, Appoint, Select (~를 ~라고 부르다/임명하다/선택하다):
- Colonel Walter Kurtz: They call me an assassin. (그들은 나를 살인자라고 부르지.) – 영화 <지옥의 묵시록 Apocalypse Now>
- Make (~를 ~로 만들다):
- Young Jenny Curran: Dear God, make me a bird. (하나님 나를 새로 만들어 주세요.) – 영화 <포레스트 검프 Forrest Gump>
- “나에게 새를 만들어주세요(수여)”가 아니라 “나를 새로 만들어주세요(상태 변화)”입니다. (me = a bird)
- Young Jenny Curran: Dear God, make me a bird. (하나님 나를 새로 만들어 주세요.) – 영화 <포레스트 검프 Forrest Gump>
- Consider (~를 ~로 여기다):
- LOU GEHRIG: Today, I consider myself the luckiest man on the face of the earth. (오늘 나는 나 자신을 지구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으로 여기겠어.) – 영화 <양키스의 자부심 The Pride of the Yankees>
헷갈릴 땐 문맥이 왕!
“make me an offer”는 “나에게 제안을 만들어주다(수여)”이지만, “make me a bird”는 “나를 새로 만들다(상태 변화)”입니다. 이처럼 같은 동사라도 뒤에 오는 명사들의 관계와 문맥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우리 어순식의 기본 흐름인 S+V 뒤에 (Who/What)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정보가 순서대로 온다는 것을 기억하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Think A as B (~를 ~로 생각하다/여기다):
‘consider’와 달리 ‘think’는 목적어와 목적격 보어 사이에 전치사 ‘as(~로서)’가 필요합니다.
- JOHN WADE PRENTICE: You think of yourself as a colored man. I think of myself as a man. (너 자신을 깜둥이라고 생각하게 난 나를 남자라고 생각할 테니.) – 영화 <초대받지 않은 손님 Guess Who’s Coming to Dinner>
4. 목적어를 ‘어떤 상태로’ – 목적격 보어 자리에 형용사가 올 때
(Who = What) 구조에서 목적격 보어 자리에는 명사뿐만 아니라 형용사도 올 수 있습니다. 이때는 “목적어를 ~한 상태로 만들다/유지하다/변화시키다”는 의미가 됩니다.
- Make, Keep, Leave, Paint (~를 ~한 상태로 만들다/유지하다/두다/칠하다):
- A Jewish Barber: You, the people have the power to make this life free and beautiful! (여러분은 인생을 자유롭고 아름답게 할 힘을 가졌습니다!) – 영화 <위대한 독재자 The Great Dictator>
- Don Michael Corleone: Keep your friends close, but your enemies closer. (친구를 가까이 해라. 하지만 적들은 더 가까이해라.) – 영화 <대부 2 The Godfather Part II>
- 앞서 4형식(수여동사)으로 쓰였던 동사들도 목적어 뒤에 형용사가 오면 5형식처럼 쓰일 수 있습니다.
- Marty McFly: I know, you did send me back to the future, but I’m back – I’m back from the future. (당신이 나를 미래로 돌려 보냈다는 것을 알아요. 난 지금 그 미래에서 돌아왔다고요.) – 영화 <백 투 더 퓨쳐 2 Back to the Future Part II> (여기서는 ‘back’이 부사적으로 쓰여 ‘나를 뒤로 보내다’는 의미이지만, 형용사가 올 수도 있다는 예시로 참고)
감각동사/사역동사의 활용 (살짝 맛보기):
때로는 목적격 보어 자리에 동사원형이나 현재분사 등이 와서 표현을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추후 더 자세히!)
- AGENT J: You know the difference between you and me? I make this look good. (너와 나의 차이가 뭔지 아나? 나는 이것(선글라스)을 멋지게 만들지.) – 영화 <맨 인 블랙 Men in Black>
- “I make this good.” (나는 이것을 좋게 만든다)에 감각동사 ‘look’이 추가되어 “이것이 좋게 ‘보이도록’ 만든다”는 더 생생한 느낌을 줍니다. “Make your lives (become) extraordinary”처럼 보어 앞에 be동사나 유사 동사가 생략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Who/What) 자리가 더욱 다채롭게 활용되는 경우를 살펴보았습니다. 두 개의 명사를 연달아 놓아 “누구에게 무엇을”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거나, “목적어를 어떤 존재/상태로” 만드는 표현들이었죠.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결국 S+V 뒤에 어떤 정보가 어떤 순서로 오느냐에 따라 의미가 결정된다는 영어 어순의 기본 원리는 변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