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Who/What) 심층 탐구 – 동사의 성격 따라 달라지는 궁금증

“나 어때요? (How do I look?)”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Breakfast at Tiffany’s)>의 사랑스러운 주인공 홀리(오드리 헵번)는 외출 전 폴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그녀의 질문 속에는 ‘나(I)’라는 주어가 ‘어떻게(How)’ 보이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담겨 있죠.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이 질문은 결국 ‘나(I)’라는 존재가 ‘어떤 상태(What kind of look/state)’인지, 즉 (Who/What)의 범주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난 장에서 우리는 S+V 다음에 오는 (Who/What) 자리가 주어의 정체/상태를 밝히는 ‘보어’가 되거나, 행동의 대상을 나타내는 ‘목적어’가 될 수 있다고 배웠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이 (Who/What) 자리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파고들어, 특히 동사의 성격에 따라 이 자리가 어떻게 채워지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핵심은 동사! 문장의 길을 정하는 네비게이터

우리가 계속 강조하는 ‘육하원칙 어순 패턴’에서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쥔 것은 바로 **동사(V)**입니다. 어떤 동사가 오느냐에 따라 그 뒤에 어떤 정보(어떤 품사의 단어)가 와야 하는지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마치 자동차 네비게이션처럼, 동사는 문장이 나아갈 길을 안내합니다.

  • S (주어) + V (동사) + (Who? / What?) + [Where? + Why? + How? + When?]


기억하시죠? 첫 번째 괄호 (Who/What) 자리는 ‘명사 전용 구역’ (때로는 형용사 보어도 가능), 두 번째 대괄호 **[Where/Why/How/When] 자리는 ‘부사 전용 구역’**이라는 것을요.


동사가 문장의 형태를 결정짓는다는 것은, 동사가 어떤 종류의 궁금증을 우선적으로 유발하느냐와 관련이 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누구(Who)’**와 **’무엇(What)’**에 대한 정보를 가장 먼저 궁금해합니다. 그래서 동사 바로 다음에는 이 (Who/What)에 해당하는 정보가 오는 것이 일반적이죠.

1. “주어는 (보어)이다/되다” – 불완전 자동사와 보어 친구들

특히 지난 장에서 만났던 be 동사처럼 혼자서는 의미가 불완전한 **’불완전 자동사’**가 오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래서 주어가 뭔데? 어떤 상태인데?”라는 (Who/What)에 대한 궁금증을 품게 됩니다. 그리고 이 궁금증은 ‘보어’를 통해 해결됩니다.

  • OSGOOD: Well, nobody’s perfect. (누구든, 완벽한 사람은 없지.) –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 Some Like It Hot>
    • S(nobody) + V(’s/is) + Adjective_as_Complement(perfect). (Nobody = perfect (person))
  • Rumack: I am serious…and don’t call me Shirley. (심각하오. 그리고 날 셜리라고 부르지 말랬지 않소.) – 영화 <에어플레인 Airplane!>
    • S(I) + V(am) + Adjective_as_Complement(serious). (I = serious (person))

여기서 ‘perfect’나 ‘serious’는 형용사지만, 이 형용사들이 주어의 상태(What)를 설명하는 보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Nobody is a perfect human.”이나 “I am a serious person.”처럼 형용사 뒤에 명사가 생략된 것으로 이해하면 <주어 = 보어(명사)>라는 단순한 구조로 파악하기 쉽습니다. 물론 명사를 넣고 빼는 것에 따라 뉘앙스는 달라지지만, 문장 구조의 핵심은 같습니다.

Be 동사 말고도 보어를 좋아하는 동사들:

불완전 자동사가 be 동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어의 상태 변화나 지속을 나타내는 다양한 동사들이 보어를 친구로 삼아 (Who/What)의 궁금증을 해결해 줍니다. 이 동사들은 be 동사로 바꿔도 의미가 어느 정도 통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1) 상태 변화 동사: ~이 되다 (become, get, grow, turn, go, run, fall 등)
이 동사들은 주어가 어떤 상태로 ‘변화’했는지(What state it became)를 보여줍니다.

  • Norma Desmond: I am big. It’s the pictures that got small. (지금도 난 대단해! 작아진 건 영화 쪽이지.) – 영화 <선셋 대로 Sunset Blvd.>
    • The pictures became small. (영화들이 작아졌다.)

  • NORMAN BATES: We all go a little mad sometimes. (우리 모두 가끔 조금씩 미치곤 하지.) – 영화 <사이코 Psycho>
    • We all become a little mad sometimes. (우리 모두 가끔 약간 미쳐간다.)

‘got small’이나 ‘go mad’에서 동사를 be 동사(are small, are mad)로 바꾸면 ‘현재 그런 상태’라는 정적인 느낌이 강해지는 반면, 원래 동사는 ‘변화’의 과정을 더 강조합니다.

2) 상태 유지/지속 동사: 계속 ~이다, ~인 채로 있다 (keep, remain, lie, hold, stay, continue 등)
이 동사들은 주어가 어떤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지(What state it keeps)를 나타냅니다.

  • DAVID WOODERSON: That’s what I love about these high school girls, man. I keep getting older, they stay the same age. (그래서 내가 이 고등학교 여학생을 사랑하는 거지. 나는 계속 늙어가는 데 저 아이들은 늘 같은 나이라는 것 말이야.) – 영화 <멍하고 혼돈스러운 Dazed and Confused>
    • continue getting older. / They remain the same age.
  • THE BLUE FAIRY: A lie keeps growing and growing until it’s as clear as the nose on your face. (네 얼굴의 코처럼 숨길 수 없을 정도로 거짓말은 계속해서 자라고 자란다.) – 영화 <피노키오 Pinocchio>
    • A lie continues growing.

3) 감각 동사: ~하게 보이다/들리다/느껴지다 (look, sound, smell, taste, feel, seem, appear 등)
우리의 오감을 통해 주어가 ‘어떻게’ 느껴지는지(What it seems/looks like)를 표현합니다. 이 역시 주어의 상태(What)에 대한 정보를 전달합니다.

  • Holly Golightly: How do I look? (나 어때요?)
    • How am I (perceived)? (나는 어떻게 보이나요?)
  • Jett Rink: You always did look pretty, just pretty nigh good enough to eat. (당신은 언제나 귀여워. 한입에 먹고 싶을 정도로 예쁘다고.) – 영화 <자이언트 Giant>
    • You always were pretty.
  • Narrator: Ah well… after all, history only tastes bitter to those who expected it to be sugar coated. (결국 역사가 사탕처럼 달콤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에게 모든 역사는 단지 쓴 맛일 뿐이죠.) – 영화 <태양 없이 Sans Soleil>
    • History only is bitter.

이런 감각동사 뒤에 **’like + 명사’**를 붙이면 “~처럼 느껴진다/보인다”는 좀 더 구체적인 비유 표현이 가능합니다.

  • Flack: Deodorizers? The guy smelled like ass! (탈취제? 저 친구에게서 엉덩이 냄새가 나는데.) – 드라마 <CSI: New York>



정리: 위에서 살펴본 (1)상태 변화 동사, (2)상태 유지 동사, (3)감각 동사들은 모두 <주어 + 불완전 자동사 + 보어(주로 형용사나 명사)>의 구조를 취하며, (Who/What)에 해당하는 주어의 상태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줍니다.



때로는 동사도 변신이 필요하다: 부정어 ‘ain’t’의 등장

잠깐 옆길로 새서, 현대 영어 구어체에서는 be 동사(am not, is not, are not)뿐만 아니라 have/has not, do/does/did not 등을 모두 ‘ain’t’ 하나로 퉁쳐서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격식 있는 표현은 아니지만, 영화나 일상 대화에서 종종 등장하니 알아두면 좋습니다.

  • MITCH ROBBINS: Hi, Curly, kill anyone today? (컬리 오늘 누군가를 죽였나?)
  • CURLY: Day ain’t over yet. (오늘은 아직 다 지나가지 않았어.) – 영화 <굿바이 뉴욕 굿모닝 내 사랑 City Slickers>
    • Day isn’t over yet.

3. 동사의 또 다른 역할: 완전 자동사와 타동사의 보어 활용법?

우리는 지금까지 주로 ‘불완전 자동사 + 보어’의 조합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목적어를 필요로 하는 타동사나, 원래는 보어가 필요 없는 완전 자동사 뒤에도 보어와 유사한 형태로 형용사가 와서 (Who/What)의 상태를 설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언어가 살아 움직이며 관습적으로 굳어진 표현들 때문입니다.

  • Shark: Dreams can begin small. (작은 꿈들을 이루면 모여서 큰 꿈이 되는 거야. / 꿈은 작게 시작될 수 있다.) – 영화 <샤크 Shark Tale>
    • ‘begin’은 자동사지만, ‘small’이라는 형용사가 와서 꿈이 ‘어떤 상태(What state)’로 시작되는지를 설명합니다.
  • JULIAN MARSH: Sawyer, you’re going out a youngster, but you’ve got to come back a star! (소여, 네가 나갈 때는 어린아이지만, 들어올 때는 꼭 스타가 되어야만 한다!) – 영화 <42번가 42nd Street>
    • ‘go out’이나 ‘come back’ 같은 완전 자동사 뒤에 ‘a youngster’, ‘a star’라는 명사 보어가 와서 주어가 ‘어떤 존재(Who/What)’로 변화하는지를 보여줍니다.
  • Harvey Dent: You either die a hero, or live long enough to see yourself become the villain. (죽어서 영웅이 되든가, 아니면 스스로가 악당이 되는 걸 지켜볼 때까지 살아남든가.) – 영화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 ‘die’나 ‘live’ 같은 자동사 뒤에 ‘a hero’, ‘the villain’이라는 (Who/What)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 왔습니다.

이런 표현들은 엄격한 문법 규칙보다는 언어의 유연성과 관용적인 쓰임새를 보여주는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동사 뒤에 오는 말이 주어나 목적어의 상태(What)나 정체(Who)를 설명하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 패턴의 (Who/What) 자리에 해당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번 장에서는 동사의 종류, 특히 보어를 필요로 하는 불완전 동사들을 중심으로 (Who/What) 자리가 어떻게 채워지는지를 더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동사가 어떤 성격을 가졌느냐에 따라, 그 뒤에 오는 정보의 종류와 역할이 결정된다는 점을 기억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