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이라는 주제 역시 예나 지금이나 영화의 좋은 주제다. 성공과 실패를 오가는 스릴과 자유에 대한 의지와 인내라는 성공의 덕목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1973년 에 제작된 스트브 맥퀸과 더스티 호프만 주연의 영화 <빠삐용(Papillon, 1973)>이 아마도 대표적인 그런 영화일 것이다. 하지만 폴 뉴먼 주연의 <폭력탈옥 (Cool Hand Luke), 1967>이나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알카트라스 탈출 (Escape From Alcatraz, 1979)과 같은 영화에서는 탈옥이 무슨 스포츠나 과학이 되기도 한다.
반면 <쇼생크 탈출 The Shawshank Redemption (1994)>에서는 탈옥이 친구와 함께 잘 살기 위한 전략이 다. 다음은 탈옥으로 함께 잘 살게 되는 주인공 엔디와 그 친구 레드의 대사다.
RED: Bullshit. In here I’m the guy who can get it for you. Out there, all you need are Yellow Pages. I wouldn’t know where to begin. Pacific Ocean? Hell. Like to scare me to death, somethin’ that big. 허튼 소리 하지마. 여기서 나는 너에게 무엇인가 가져다 줄 수 있는 사람이지만, 저 밖에서 네가 필요한 것은 전화번호부만 있으면 돼. 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몰라. 태평양 바다? 재기랄, 무서워서 줄을 뻔 할 정도로 너무 크단 말이야.
ANDY: Not me. I didn’t shoot my wife and I didn’t shoot her lover, and whatever mistakes I made I’ve paid for and then some. That hotel and that boat…I don’t think it’s too much to want. To look at the stars just after sunset. Touch the sand. Wade in the water. Feel free. 나에게는 아니야. 난 내 아내를 죽이지 않았고 그녀의 애인을 쏘지도 않았어. 무슨 잘못을 저질렀던지 난 이미 대가를 치렀어. 호텔과 배.. 난 내가 너무 큰 것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해가 지고 난 후 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것. 해변의 모래를 만지고, 물살을 가르고, 자유를 느끼고.
RED: Goddamn it, Andy, stop! Don’t do that to yourself! Talking shitty pipedreams! Mexico’s down there, and you’re in here, and that’s the way it is! 그만 둬 엔디! 너 자신에게 그런 짓을 하지 말란 말이야. 멕시코는 여기 아래 있고 너는 이 안에 있어. 그게 현재 주어진 상황이야.
ANDY: You’re right. It’s down there, and I’m in here. I guess it comes down to a simple choice, really. Get busy living or get busy dying. 맞아요. 그 곳은 저 남쪽에 있고, 난 여기 갇혀 있죠. 선택은 하나밖에 없는 것 같군요. 바쁘게 살든가, 바쁘게 죽든가.
흔히 소설이나 시 또는 성경의 한 구절(句節)을 암송한다는 말을 한다. 구절은 한 토막의 말이나 글을 가리킨다. 그러니까 한 문장일 수도 있고 그 이상일 수도 있지만 문장의 일부분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한 문장(sentence)은 단어(words)와 구(phrases)와 절(clauses)이라는 구성요소로 이루어진다. 그러니까 단어가 최소 단위가 되는 셈이다. 반면 구는 한 단어 이상으로 만들어진다. 그런 구가 주어와 동사를 포함하고 있으면 절이 된다. 문장은 이렇게 몇 개의 단어와 구, 그리고 절을 연결해 만들어 진다. 하지만 구와 절 모두 하나의 구성요소로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길고 복잡하게 보이지만 우리의 <어순식>에서 하나의 단어와 같은 역할을 할 뿐이다.

절과 절을 연결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단어를 나열하듯 절을 열거하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주가 되는 절이 있고 다른 절이 그 절 안에서 하나의 품사 역할을 하도록 연결하는 것이다.
Julia: Work hard. Take chances. Be very bold. 열심히 해봐. 운명에 맡기고. 대담해 보라고. <Julia, 1977>
제인 폰다 주연의 영화 <줄리아>의 대사처럼, 여러 개 문장을 나누어 열거하면서 표현하더라도 그 의미가 쉽게 전달하는 경우도 있다. 다음의 <구름위의 산책>에 나오는 문장도 마찬가지다.
Alberto Aragon: This is the root of your life, the root of your family. You are bound to this land and to this family. Plant it. It will grow 이것이 자네의 뿌리고 자네 가족의 뿌리라네. 자네는 이 포도나무 뿌리를 통해 땅과 연결되어 있고, 우리 가족과 연결되었지. 심어보게. 잘 자랄 거야. <구름 위의 산책>
“Plant it. It will grow”처럼 접속사 없이도 ‘그리고 and’로 해석되어 “심어보게 그러면 잘 자랄 거야”라는 연결이 이루어진다. 문장을 연결하는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는 두 문장을 적합한 접속사로 연결시켜 주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단순히 두 개 이상의 글을 나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문장을 연결하기 위해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에는 우리말의 ‘그리고, 그러나, 왜냐하면, 또는 그래서’에 해당하는 and, but, for, or, so 등이 있다.
Paul McCartney and Wings: Live and let die 너는 살아라 그리고 그들을 죽여라 <죽느냐 사느냐 Live and let die, 1973>
007영화 8탄의 제목이며 비틀즈의 멤버 폴 메카도니가 그가 조직한 밴드 윙스와 함께 이 영화의 주제곡을 불렀다.
TESS McGill: I have a head for business and a bod[1] for sin. 난 사업을 위해 머리를 쓰고 죄를 범하기 위해 몸을 가지고 있지. <WORKING GIRL>
Jackie : I have their past, and you can have their future. 내가 아이들의 과거를 간직하고 있을 테니, 당신은 아이들의 미래를 간직해줘요. <스텝 맘 (Step Mom)>
But은 ‘그러나’라는 의미로 쓰이는 접속사이지만, 간혹 전치사로 쓰이면 ‘~외에’라는 의미를 가진다. 그러니까 접속사에도 ‘그러나’라는 느낌이 남아 있는 셈이다.
Spartan King Leonidas: Give them nothing, but take from them everything! 아무것도 주지 마라! 그러나 저들로부터 모든 것을 가져와라! <300>
The old man: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사람은 파멸될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는 것이다. <The Old Man and the Sea>
‘명작’인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대사로 비록 실패하더라도 그 자체가 패배는 아니라는 말이다. 실패 자체도 인생에서 의미가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Frank Manero Jr.: You let ’em do that and you’re gonna end up in nothing but misery! 만약 그들이 계속 그렇게 요구하도록 나두고 또 네가 그렇게 한다면 너는 결국 고통을 받게 될 거야. <Saturday Night Fever (1977)>
And 과 but 다음으로 자주 사용되는 Or는 우리말로 단순히 ‘또는’으로 해석하면 된다.
Rambo: Live for nothing or die for something. 무의미한 삶을 살거나, 가치 있는 것들을 위해 죽거나 <람보 IV 라스트 블러드 (Rambo), 2008>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 제목으로도 유명한 ‘Now or never’라는 표현은 지금 당장 아니면 영원히 기회가 없다는 말로 이 순간이 절호의 기회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표현이다. 다음의 대사는 이 제목을 인용한 것이다.
Carrol: You have no idea how much what you said just hurt my feelings. A compliment is something nice about somebody else. Now or never. 방금 당신이 한 얘기가 얼마나 제 기분을 상하게 했는지 전혀 모르실 거예요. 칭찬이란 건 말이죠, 다른 사람에 대한 뭔가 좋은 것을 얘기해 주는 거예요. 지금이 바로 절호의 기회라고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우리말로는 문장을 대등하게 연결한다고 보기 어려운 접속사로 ‘for’가 있다. ‘for’는 부사절을 설명할 때 살펴볼 because와 같이 ‘~하기 때문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문법적으로 and, but, or 과 마찬가지로 ‘for’로 연결한 문장은 대등한 문장의 나열로 본다.
Hans Gruber: “And when Alexander saw the breadth of his domain, he wept, for there were no more worlds to conquer.” Benefits of a classical education. “알렉산더가 그의 영토의 넓이를 보았을 때 그는 울고 말았어. 더 정복할 세계가 더 이상 없었기 때문이지.” 고전적인 교육의 혜택이라고 해야겠지. <Die hard 1988>
[1] 몸, 신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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