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5년 미국에는 바보투성이다. 대통령조차 아이큐가 100을 넘지 않는다. 영화 <이디오크러시, 2006>가 그리는 세상이다. 이디오크라시(Idiocracy)는 바보(idiot)와 정치(cracy)의 합성어이니 ‘바보들의 정치’ 쯤으로 해석될 만하다. 고학력 지식인 계층은 점점 출산을 기피하여 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중 하층민들은 왕성하게 2세를 생산하면서 그들의 자손은 거의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그런 과정이 거듭된 결과 500년 뒤의 미국은 모든 사람들이 열등한 지적 능력을 지닌 바보들의 세상이 되고 만다. 물론 이 영화는 황당한 풍자극이다.
지금부터 500년 후라면 엄청난 정보가 디지털화되어 떠돌고 있을 텐데, 어쩌다가 그런 세상이 되었을까? 균형잡힌 다빈치의 신체도와는 달리 리모컨과 맥주캔, 조이스틱, 와인병을 들고 불쑥나온 배를 가진 사람이 등장하는 이 영화의 포스터가 그 이유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영화 <이디오크러시>의 주인공 조(루크 윌슨)는 생각하기 싫어하는 오늘 날의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한다.
“사람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전해줘. 계속 공부하고, 무엇보다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 된다는 말도(Tell people to read books. Tell them to stay in school. Tell people to just use their brains or something).”
허긴 정보가 많다고 해서 똑똑해지는 것은 아니다. 가지고 있는 정보가 모두 지식이 되는 것이 아니며 지식이 많다고 해서 늘 현명한 의사결정을 얻어낼 수도 없다. 학문적인 관점에서의 정보와 지식은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우리 일상생활에선 대체적으로 정보와 지식의 소유가 똑똑하고 많이 아는 사람의 요건이 된다. 그럼에도 헛똑똑이는 여기저기 널려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대부분은 과거의 지식인보다 훨씬 많은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있다. 창조성을 배제한다면 아마도 우리가 그들보다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뉴턴이 발견한 만유인력과 관성의 이론을 중학생들도 알고 있는 시대다. 정규교육에서 얻은 지식뿐 아니라 TV의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그리고 인터넷에서 얻어지는 정보는 정말 방대하다. 오죽하면 정보의 바다라고 부르겠는가?
경제협력개발기구 즉 OECD는 1996년 보고서를 통해 이제 우리 모두에게 익숙해진 ‘지식기반 경제’라는 용어를 소개하고 있다. 지식기반 경제란 ‘지식과 정보의 창출, 확산, 활용이 모든 경제 활동에 핵심이 될 뿐 아니라, 국가의 부가가치 창출과 기업과 개인의 경쟁력이 되는 경제’를 의미한다. 한 마디로 노동이나 자본이 아니라 지식이 부의 원천이 되는 사회라는 말이다. OECD는 이와 함께 지식의 유형을 4가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사실적 지식(Know-what), 이론적 지식(know-why), 방법적 지식(Know-how), 인격적 지식(Know-who)이 그것이다.
사실적 지식이란 어떤 특정 ‘사실(What)’에 대해 아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정보라고 부른 것들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얻거나 구하는 것은 보통 데이터나 정보다. 데이터는 가공되기 전의 순수한 상태의 수치로서 아직 체계화되지 않고, 분석되지 않고, 일반화되지 않은 것들이다. 이 데이터를 어떤 목적이나 의미를 가지고 정리하면 정보가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데이터만 수집했다면 그것도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우리한테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길거리의 신호등이 표현하는 빨간, 노랑, 파란색의 불빛들은 그 자체로는 데이터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불빛에 정지, 대기, 진행과 같은 의미를 부여하면 ‘정보’가 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신호등에 켜진 불빛의 정보를 해석하고, 그 정보에 따라 우리의 행동을 결정한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동네 슈퍼마켓에서는 음료수 한 병에 800원에 팔고 있는 반면 같은 종류의 음료를 자동차로 가야 하는 대형할인 매장에서는 450원에 팔고 있다고 해보자. 각 상점에서의 음료 가격 800원과 450원 그 자체는 데이터이다. 여기서 할인매장의 음료가격이 슈퍼마켓보다 350원 싸다는 의미를 이해했다면 그것은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된다.
이처럼 정보는 목적과 의미를 가지고 있다. ‘누가 무엇을 알고 있으며,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관한 정보라면 특별히 인격적 지식(Know-who)으로 분류해 둘 수 있다. 오늘처럼 노동의 분화가 고도로 이루어져서 서로 다른 지식과 기술이 광범위하게 협력하며 네트워크로 일하는 시대에, 더욱 가치가 있는 지식이다. 우리가 간혹 사용하는 단어 노우웨어(Know-where)라는 말도 여기에 속할 것이다.
무엇을 ‘알고’ 있는 차원을 넘어 그 작동되는 이유나 원인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이론적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론적 지식(know-why)이란 자연 운동 그리고 인간 정신과 행동 및 사회 변화의 법칙과 원리를 아는 것이다. 이런 지식은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일종의 권위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일상에서는 지식과 정보는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지만, 지식은 정보에 비해서 보다 일반화되고 지속성이 있는 종류의 것이다.
물론 정보와 지식에 어떤 특정한 형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자료가 한 사람에게는 정보에 불과하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지식이 될 수 있다. 또 특정 상황에서는 정보인 반면, 상황이 달라지면 지식이 될 수 있다. 정보가 지식이 되기 위해서는 이를 다시 분석하고 종합하여 일반화하여야 한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분해, 비교, 연결, 검증과 같은 과정을 통해 정보가 지식으로 전환된다. 결과적으로 지식은 체계를 가지게 되며 보편 타당성을 확보하게 된다. 보편 타당성이란 일반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할인 매장이 동네 슈퍼마켓보다 가격이 싸다는 사실을 넘어, 규모의 경제로 인해 할인매장이 싸게 팔 수 있다는 이유를 이해하고 있다면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안다’는 것과 ‘이해’한다는 것에도 차이가 있지만, 그것을 ‘한다’는 것은 차원이 전혀 다른 것이다. 방법적 지식(know-how)은 어떤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사실적 지식과 이론적 지식을 기초로 방법적 지식을 얻어낸다.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에 대한 사고를 통해서 축적된 결과로, 경쟁력 있는 기업이나 개인에게는 이런 지식이 존재한다. 그런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우리는 참똑똑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문제해결이나 의사결정이라는 ‘어떻게’를 생각하는 단계임으로 이를 지능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 부딪혔을 때 그에 맞는 합리적인 적응방법을 알아내는 지적 활동 능력이 바로 지능이기 때문이다. 한 분야의 지능이 더 일반화되고 창조적 사고를 더하여 다른 것이나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는 단계가 되면 우리는 그것을 지혜라고 부른다.
즉 지혜란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조합해서 새로운 파생지식을 찾아내거나, 타 분야에 응용해서 새로운 이론 및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창조적이고 감성적인 생각까지 포함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할인매장과 동네 슈퍼마켓의 가격차이와 그 원인을 알고 있다면, 물건을 싸게 사려면 할인매장으로 가야 할 것이다. 그런 것을 일종의 소비지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음료수 한 병을 사기 위해 할인매장을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를 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과 시간에 대한 기회비용을 생각한다면, 대량으로 구매할 경우에만 할인매장으로 가야 할 것이다. 그런 것이 지혜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지식이 다른 파생지식으로 진화하거나 몇 개의 지식을 통합해서 얻어지는 것이 지혜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하나의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피라미드 모양이 되며, 이를 DIKW Model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 그림에서 최소한 3가지 시사점을 찾아낼 수 있다. 첫째는 위로 올라갈수록 결과는 단순해지지만, 그 가치는 오히려 증가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이러한 단순화 과정은 ‘생각의 원리’에도 부합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셋째는 단순화 과정은 저절로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즉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지식의 분류가 피라미드 형태를 가진다는 것이 상징적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개념적인 것만도 아니다. 정확성을 가지지는 못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그 양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만약 우리에게 주어진 데이터, 정리된 표나 정보를 설명하는 문서, 분석되고 정리된 보고서, 실행을 위한 지침서나 매뉴얼, 그리고 그 핵심을 표현한 문장 등을 컴퓨터에 저장한다면 그 저장된 용량은 순차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말이다. 이럴 경우 양은 개념적인 것이 아니라 바이트라는 단위로 나타낼 수 있는 구체적인 것이 된다.
또 하나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위로 올라갈수록 용량을 줄어들어 단순해지지만, 그 가치는 점차 더 증대된다는 점이다. 예들 들어 지혜는 간혹 “너 자신을 알라”와 같이 한 줄로 표현되는 것들이다. 단순해졌지만, 그 말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 그 가치란 실행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며 그 적용범위도 넓어진다. 특별한 정보는 구체적 과제에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다른 사안에서는 효력이 떨어진다. 지식은 유사한 업무에 유용하지만, 새로운 분야에 가서는 그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지혜는 단순하지만 지식에 창조력이 더해진 것들이며 넓은 적용범위를 가지는 것이다. <솔로몬 부자학 31장>의 저자 스티븐 스캇Steven K. Scott은 ‘지식과 지혜의 차이는 억만장자의 전기를 읽는 것과 억만장자가 되는 것의 차이’라고 단언한다. 피라미드의 정점에서 우리는 세상과 만나고, 또 그 곳에서 결과를 얻어낸다.
피라미드는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을 하고 있다. 그런데 왜 위로 올라갈수록 생각과 관련된 용량이 작아지는 것일까? 바보 같은 질문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이 질문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피라미드 형태는 우연히 나타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생각하는 원리에 맞기 때문에 생기는 모습이다. 우리 모두 엄청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용량을 가지고 있으나, 그것을 연산하고 생각하는 능력은 저장용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더구나 실행의 순간에 떠올릴 수 있는 단기 기억능력은 정말 보잘것없다. 실행을 위해서는 점차 단순화될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그것이 우리의 뇌가 생각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정보와 지식은 단순화를 거쳐 지혜가 된다. 수백 페이지의 보고서도 결국은 하나의 결론으로 단순화되어야 가치가 있다. 마틴 피셔Martin Fischer가 “지식은 사실들을 쌓는 과정이고, 지혜는 그것들은 단순화하는 데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순화를 위해서는 노력과 기술이 필요하다. 그런 것을 ‘생각의 기술’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다양한 ‘생각의 기술’을 배워왔다. 많은 과목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그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지만, 우리는 그 수만큼의 생각하는 방법을 익힌다. 음악에서 우리는 ‘느끼는’ 방법을 훈련하고, 미술에서 ‘상상하는’ 방법을 배운다. 수학시간에는 연역적 사고를 훈련하며, 물리와 경제학 그리고 역사시간에는 추론의 중요성을 익혀간다.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모든 방법들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여기저기서 얻어진 지식이 삶에 유용한 그리고 단순한 지혜로 다듬어 진다. 철학을 흔히 ‘지혜의 사랑(philosophia)”이라고 정의한다. 탐구의 대상에 따라 철학의 의미는 매우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지만, ‘지혜를 사랑하는 것’ 즉 애지(愛知)가 철학이라면 모든 학문은 철학을 포함하게 되며 우리 모두 철학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단순화를 위해 맨 처음 거쳐야 할 일이 ‘정리하기’다. 오랜만에 마음먹고 어지러운 우리 책상과 책꽂이를 잘 정리만 해도 무슨 큰일을 치른 듯한 말끔함이 있다. 누구나 항상 정리하는 것을 즐기지는 않지만,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사실은 정리하는 것 그 자체가 대부분의 일이며 일의 시작이다. 아니 정리한다는 자체가 일 그 자체인 경우도 허다하다. 정리하는 것이 일의 본질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시간적으로 보면 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리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정리란 그 대상들간에 질서를 가지게 하는 것이고 따라서 체계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정리한다는 것은 영어의 조직화한다는 의미의 올가나이즈(Organize)에 해당할 것이다. 조직화한다는 것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무질서에서 질서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런 질서에는 ‘쓸만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그것이 조직화가 가지는 가치이며 그만큼의 실용성과 유용성을 확보하게 된다. 이런 조직화의 힘은 사물에서, 지식과 정보에서 그리고 자연현상과 사회적 기술에서도 발견된다. 그들을 구성하고 있는 각자가 모두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으며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잘 정리되고 조직화된 것은 작아 보인다. 실제로 버린 것이 없는데도 말이다. 물론 정리하는 과정에서 잡동사니를 없애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지만, 버려지는 것이 없어도 조직화되면 단순해 보이고 작아 보인다. 멋지게 정렬된 군인들의 대오는 오합지졸의 군사들이 모여있을 때보다 작아 보인다. 전략상 더 많은 군사가 있는 것처럼 보여야 할 때도 필요한 방법이 될 수도 있기는 하다. 여하튼 잘 정돈된 서재에는 더 많은 책이 들어 있다. 우리의 기억장치도 마찬가지다. 잘 정리된 지식은 작은 용량에도 기억될 수 있다. 실제로 지식의 용량을 걱정할 정도로 우리의 두뇌가 작지도 않지만 말이다.
정리하거나 조직화하는 데 한가지 정답이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는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관계와 원칙이다. 조직화한다는 것은 원칙을 가지고 구성원간의 관계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원칙이 ‘의미’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 정보와 지식을 정리하거나, 사물이나 기업을 조직화하거나, 일을 처리하는 과정 모두 결국은 같은 정리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지식의 피라미드를 떠올려 보자. 조직화된 것은 결국에 모두 하나의 점으로 수렴하면서 점차 단순해지는 구조를 가진다.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면 한 점에서 시작하여 점차 많은 것으로 확산해 나갈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하다. 잘 정리된 인간사회의 조직이나 논리적으로 짜인 이론 그리고 효율적인 업무지침과 헌법으로 시작된 한 나라의 법체계가 그런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런 피라미드에 있어 동일 수준에 있는 부분은 여러가지 분류 방법에 의해 다시 조직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 가장 간단한 방법은 대부분 책의 목차가 그렇듯이, 주제별로 분류하는 것이다. 헌법의 하위법인 민법은 다시 총칙, 물권, 채권, 가족이라는 주제로 나누어져 있다. 주제라는 것은 결국 많은 이야기들 중 가장 중심이 되는 문제를 끄집어 낸 것이어서, 관점에 따라 또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를 일의 중요성에 따라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은 그렇게 정리만 되도 우리의 업무능력이 배가될 수 있다. 하지만 중요성이란 일에 대한 여러가지 특질 중 하나일 뿐이다. 예를 들어 우리에게 주어진 일을 중요성과 시급성이라는 두가지 요소로 분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언급하겠지만, 그런 정도로 단순화된 것만을 우리가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세계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최고사령관이었으며 미국의 34대 대통령이었던 아이젠하워Dwight David Eisenhower를 단순화의 달인이라고 칭하며, 그의 단순화하는 방법을 ‘아이젠하워 원칙’이라고 부른다. 그 원칙 또한 매우 단순하다. 아이젠하워는 자신의 책상을 늘 사등분 해놓았다고 한다. 그 네 곳에 자신이 해야 될 일을 ‘버릴 것’, ‘지시할 것’, ‘도움 받을 것’, 그리고 ‘지금 당장 할 것’의 네 가지 사안으로 분류한 후 일을 시작했다. 일이 끝나면 정작 자신의 책상 위는 아무것도 없이 말끔히 치워놓는 상태가 될 수 밖에 없다.
나 자신이라면 하나의 카테고리를 더 만들 것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기다릴 것’이다. 아무리 급해도 때가 되어야 이루어 지는 일이 있는 법이다. 그런 일은 남이 아닌 내가 아무도 모르게 품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난 후, 내 책상에는 자신의 ‘때’를 기다리고 있는 사안들만 남아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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