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신감 어디서 팔아?


사건들을 통해 신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 다음 그의 옷자락을 붙잡고 뛰어올라야 한다. Must wait until he hears the steps of God sounding through events, then leap up and grasp the hem of His garment. 「비스마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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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218년 5월 한니발은 보병 5만 명, 기병 9,000명, 전투 코끼리 37마리를 이끌고 피레네 산맥과 알프스 산맥을 넘어 이탈리아에 이르렀다. 로마가 바로 코앞에 있었지만 한니발은 바로 로마로 쳐들어가지 않고 로마의 주변 도시를 공격했다. 이는 로마의 연합세력을 차례로 로마로부터 분리하여 로마를 고립시키고 로마에 있던 로마군 주력부대를 유인해 내려는 전략이었다. 그렇게 진군하고 있던 한니발의 군대가 기원전 216년 8월 2일 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한 칸나에 부근에서 로마와 맞닥뜨리게 된다. 한니발의 군대는 험준한 알프스를 넘으면서 그의 병력은 보병 2만 명, 기병 6,000명으로 줄어든 상태였고, 로마군은 8만의 병력이었다. 전투를 앞두고 두 군대는 서로가 보이는 위치에 정렬해 있었다.


로버트 그린은 그의 책 <전쟁의 기술>에서 플루타르코스 영웅전(Lucius Mestrius Plutarchus)의 한 장면을 빌려 이 때의 상황과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카르타고 군사들은 자신들의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병사들 사이로 두려움이 번지기 시작했다. 모두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이때 기스고(Gisgo)라는 한 카르타고 장교가 병사들 앞으로 나와 로마 군의 숫자를 가늠해보더니 한니발 장군 앞에 멈춰 서서 떨리는 목소리로 보고했다. 겁을 먹은 그 병사에게 한니발이 말했다.

“기스고, 자네가 알아채지 못한 게 한 가지 있네. 상대편 병사의 수가 저렇게나 많은데 기스고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거지”

역사는 한니발의 대승을 기록하고 있다. 애초의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포위섬멸전을 통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많은 전쟁의 기록은 승리가 전략과 전술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승리를 확신하고 전투에 임했을 때와 패배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마음으로 전장에 임했을 때의 결과가 다르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폴레옹은 그들의 군인에게 “프랑스의 군인은 결코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를 따르라 그러면 모든 전쟁에서 승리하리라. 불가능이라는 말은 프랑스어가 아니다. impossible n’est pas francais”라고 외쳤다.


하지만 군의 사기가 전투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나폴레옹만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많은 리더가 자신의 조직에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뿐만 아니라 자기계발이나 성공학의 대가들 역시 이 자신감을 긍정의 힘이라는 조금은 더 구체적인 에너지로 바꾸어 표현한다. 한 때 ‘끌어당김의 법칙’이라는 말이 무슨 대단한 비밀(Secret)이나 되는 것처럼 묘사해 베스트셀러가 된 책들도 있었지만, 사실은 오래 전부터 긍정의 힘 또는 신념의 마력이라는 단어로 상식이 되어 있었던 것들이다. 엉터리 사례들로 독자들을 기만하기도 했지만, 그들에게 긍정적인 생각의 중요성을 일깨워 줄 수 있었다면 그 자체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제임스 앨런 James Allen의 《위대한 생각의 힘As a Man Thinketh》. 로버트 콜리어 Robert Collier의 《성취의 법칙the Secret of the Ages》, 나폴레온 힐 Napoleon Hill의 《생각하라! 그러면 부자가 되리라Think and Grow Rich》, 클라우드 M. 브리스톨 Claude M. Bristol의 《신념의 마력The Magic of Believing》, 그리고 조엘 오스틴 Joel Osteen 목사의 《긍정의 힘Your Best Life Now》 등 수많은 저자들에 의해 오랜 기간 동안 사람들을 가르쳐 왔다.

이들이 주장하는 근거는 한 마디로 인과율이다. 원인이 없는 결과가 없고 우리가 원하는 결과는 우리의 생각으로부터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반드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긍정의 힘이자 자신감이다. 제임스 앨런은 그의 생각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마음 밭에 뿌려지거나 떨어져 뿌리를 내린 생각의 씨앗들은 모두 행동으로 꽃을 피우고 기회와 상황이라는 열매를 맺는다. 좋은 생각은 좋은 열매를 맺으며 나쁜 생각은 나쁜 열매를 맺는다”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 또한 한 마디로 “믿는 대로 된다”는 생각에서 나오며 브리스톨의 신념의 마력 역시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면서 마음의 힘을 강조한다. 이런 오래된 가르침을 그야말로 비밀스럽게 포장해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 낸 것이 ‘끌어당김의 법칙’이다. 한 마디로 우리가 생각이 우리가 생각한 똑 같은 결과를 끌어당긴다는 법칙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면 부정적인 결과를, 긍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인 결과를 끌어당긴다는 이야기다. 그들의 표현대로 한다면 한마디로 비슷한 것은 비슷한 것을 끌어당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생각을 하면 그와 비슷한 생각들이 떠오르게 된다. 그들은 생각에는 끌어당기는 힘과 주파수가 있다고 한다. 어떤 것을 생각하면 그 생각이 우주로 전송되고 이는 자석처럼 같은 주파수에 있는 것들을 끌어당긴다.


전송한 것들은 모두 원점, 즉 당신에게 돌아간다. 당신은 인간 송신탑처럼 생각으로 특정 주파수의 파장을 전송한다. 인생이 달라지기를 바란다면 생각을 바꿔서 주파수를 바꿔라. 그러면 생각은 물질이 되어 나타난다고 강조한다.

물리학에서 같은 플러스끼리는 밀치고 서로 다른 플러스 마이너스는 서로 당긴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이들의 ‘끌어당김의 법칙’에 관한 논리는 어설픈 포장에 불과하다. 하지만 나의 졸저 <명품경영학>의 생각편에 정리해 두었듯이 대부분의 자기계발 서적들이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그 정도는 참아줄 만하다.

어차피 이들의 주장은 과학적 이라기보다는 실제 수많은 경쟁에서 이긴 사람들과 사례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것을 나름대로 포장하고 묘사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시크릿>에 나오는 사례처럼 자기를 동성애자라고 미워하던 사람을 생각만으로 직장에서 제거해 버린다는 식의 법칙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데 실제로 긍정적인 생각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그리고 나의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을까? 나의 생각에도 답은 “그렇다” 이다. 그리고 그 근거는 우리의 뇌의 작동법에 있다. 우리가 한 번에 기억에 떠올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그 기억들은 허브를 이루고 있는 네트워크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자. 경쟁에 앞서 실패의 두려움으로 움츠려 있으면 우리의 뇌는 도망갈 방법과 관련된 단어나 지식들을 먼저 끄집어낸다. 반면 자신감에 찬 생각은 우리의 뇌가 기억하고 있는 수많은 지식 중에서 내가 이루어야 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들을 먼저 찾아내게 되어 있다.


나는 반드시 승진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머리는 늘 승진에 도움이 되는 해법을 찾게 되고 우리의 무의식이 이를 위해 바빠진다. 내 주변을 바라볼 때도 그런 자신의 꿈에 도움이 되는 정보가 더 잘 찾아지고 그런 정보가 나의 기존 정보와 융합하여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이런 것이 긍정의 힘이다. 단순히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의식과 무의식에 협조하여 놀라운 힘을 발휘하게 된다. 더구나 이런 자신감과 긍정적인 자세는 우리도 모르게 협조자나 도와주는 사람을 만나도록 도와준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승자의 편에 서고자 하는 동기를 가지고 있다.

그런 사람과 같은 네트워크에 서 있는 것이 그들의 승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성공학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나폴레옹 힐은 이런 사람을 ‘투명인간’이라고 부른다.

그런 것이 경쟁력이기도 하다. 이런 준비가 어느 정도 되어 있다면 이제 자신감을 가지고 세상과 만나야 한다. 간혹 내가 준비한 것이 부족할 때도 있고, 나의 전략이 부적절하거나 불완전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감은 이런 상황에서 절실하게 필요하게 된다. 어차피 미래를 완벽히 예견하고 그에 따른 완전무결한 계획을 세우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래의 환경이 나의 예상에서 벋어났을 때도 나의 긍정적인 생각은 나의 무의식에 저장한 2000권이 넘는 책에 정리해 둔 곳에서 승리의 비법을 찾아 올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그렇게 긍정의 힘을 한껏 사용하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 따라서 실행의 순간에 너무 비판적이 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결정적인 패배의 요인이 아니라면, 우리의 자신감은 몇 가지 어려움을 차고 넘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와 그로 인한 손해에 대한 분석은 미리 충분히 해두자. 그리고 실행의 순간이 오면 다른 사람들이 “저 자신감 어디서 팔아?”라고 물어올 정도로 당당히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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