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Who/What) 고급 활용 – 목적어에게 행동을 시키거나 원하기

“사람들에게 말해! 책 읽으라고. (Tell people to read books.)”

이 문장은 우리 ‘육하원칙 어순 패턴’이 얼마나 강력하고 유연한지 잘 보여줍니다. “Tell (말해라)” 라는 동사 뒤에, “누구에게? (people)” 그리고 “무엇을? (to read books)” 이라는 정보가 순서대로 오면서 “사람들에게 책 읽으라고 말해라”는 복잡한 의미를 명쾌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장까지 우리는 (Who/What) 자리에 명사, 대명사, 준동사(동명사/to부정사), 심지어 두 개의 명사(간접목적어+직접목적어, 목적어+목적격보어)가 오는 경우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이 (Who/What) 자리를 더욱 확장하여, **’누군가(Who)가 무엇을 하도록(What – to부정사/동사원형) 시키거나 원한다’**는 의미를 표현하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탐구해 보겠습니다.

S (주어) + V (동사) + (Who – 목적어) + (What – 목적어가 할 행동: to부정사/동사원형) + [Where? + Why? + How? + When?]


핵심은 동사 뒤에 **[목적어(사람/사물) + 그 목적어가 할 행동(to부정사 또는 동사원형)]**의 구조가 온다는 것입니다. 마치 목적어가 또 다른 작은 문장의 주어처럼 행동하는 셈이죠.



1. “누가 ~하기를 원하다/기대하다” – Want형 동사

“나는 네가 ~했으면 좋겠어.” 이런 말, 자주 쓰죠? 영어에서는 특정 동사들 뒤에 [목적어 + to부정사] 형태를 사용하여 이런 의미를 쉽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 WAITRESS: You want me to hold the chicken, huh? (나보고 치킨을 들고 있으라고?)
  • BOBBY DUPEA: I want you to hold it between your knees. (아니 내가 원하는 것은 치킨을 너의 무릎 사이에 끼고 있으라는 말이지.) – 영화 <파이브 이지 피시즈 Five Easy Pieces>
    • ‘want’ 동사 뒤에 목적어 ‘me/you’가 오고, 그 목적어가 할 행동이 ‘to hold ~’ 형태로 이어집니다.


이런 구조를 좋아하는 대표적인 ‘Want형 동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want (원하다), wish (바라다), need (필요로 하다), like (좋아하다 – ~가 ~하는 것을), intend (의도하다), expect (기대하다), allow (허락하다), ask (요청하다/부탁하다), cause (야기하다), compel (강요하다), forbid (금지하다), permit (허락하다), urge (촉구하다), warn (경고하다) 등
  • God: People want me to do everything for them. … You want to see a miracle? Be the miracle. (사람들은 기적의 능력을 갖고서도 그걸 잊고 나한테 소원을 빌지. … 기적을 보고 싶나? 자네 스스로 기적을 만들어 봐.) –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 Bruce Almighty>
    • 첫 문장은 “사람들은 원한다 + 내가 모든 것을 하기를” 구조입니다.
    • 두 번째 문장은 “너는 원한다 + 기적을 보기를” (이때는 to see가 want의 직접 목적어)
  • PHILIP MARLOWE: I didn’t ask to see you. (내가 너를 보자고 하지도 않았어.) – 영화 <빅 슬립 The Big Sleep>
    • 원래는 “I didn’t ask you to see me (나는 너에게 나를 보자고 요청하지 않았다)”에서 목적어 ‘you’와 ‘me’가 문맥상 생략되거나, “내가 (당신을) 만나는 것을 요청하지 않았다”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Bill Lumbergh: Ahh, I’m also gonna need you to go ahead and come in on Sunday, too. (아 나는 당신이 계속해서 일요일에도 나와주기를 원하네.) – 영화 <오피스 스페이스 Office Space> (need + 목적어 + to 부정사)



2. “누가 ~하도록 시키다/허락하다” – Let형 동사 (사역동사, 지각동사)

어떤 동사들은 [목적어 + to부정사] 구조에서 과감하게 ‘to’를 생략하고 [목적어 + 동사원형] 형태로 쓰입니다. 문장을 더욱 간결하고 역동적으로 만들어주죠.

1) 사역동사: “목적어가 ~하도록 시키다/만들다/허락하다” (make, have, let, bid)
‘사역(使役)’이란 ‘일을 시킨다’는 뜻입니다. 이 동사들은 목적어가 특정 행동을 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의미를 가집니다.

  • AGENT J: You know the difference between you and me? I make this look good. (너와 나의 차이가 뭔지 아나? 나는 이것(선글라스)을 멋지게 만들지.) – 영화 <맨 인 블랙 Men in Black>
    • 원래는 ‘make this to look good’ 이지만, 사역동사 make의 영향으로 to가 생략되었습니다.
  • John Keating: Now, give him action – make him do something! (이제 그에게 행동을 부여해봐. 그가 무엇인가 하도록 만들어 보라고.) –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Dead Poets Society>
  • Sam: What made her change her mind? (어떻게 그 여자가 마음을 바꿨지?) – 영화 <아이 엠 샘 I Am Sam>
  • Melvin: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당신은 나로 하여금 더 나은 남자가 되고 싶게 만들었소.) –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As Good as It Gets> (여기서 want는 동사원형으로 쓰인 것이고, want 뒤에 to be가 온 것은 want의 원래 성질 때문입니다.)
  • GEN. GEORGE PATTON: He won it by making the other poor dumb bastard die for his country. (전쟁은 우리의 적, 바보 같은 녀석들이 자신의 나라를 위해 죽도록 만들어야 이기는 것이다.) – 영화 <패튼 Patton>


2) 지각동사: “목적어가 ~하는 것을 보다/듣다/느끼다” (see, watch, hear, feel, listen to, notice 등)
우리의 감각을 통해 목적어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을 인지하는 경우입니다.

  • John Keating: But if you listen real close, you can hear them whisper their legacy to you. (하지만 여러분들이 잘 들어보면 그들의 속삭임이 들릴 것이다.) –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Dead Poets Society>
    • ‘hear + 목적어(them) + 동사원형(whisper)’ 구조입니다.
  • Lucilla: Today I saw a slave become more powerful than the Emperor of Rome. (오늘 난 보았다. 한 노예가 로마제국보다 더 강하게 되는 것을.) – 영화 <글래디에이터 Gladiator>
  • Maria: …lately I’ve taken to kissing the floor whenever I see her coming, just to save time. (최근에는 그녀가 오는 것을 볼 때마다 시간절약을 위해 스스로 “엎드려 뻗쳐”를 하고 있지.) –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The Sound of Music>
    • 지각동사의 경우, 목적어가 하는 행동을 좀 더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동사원형 대신 **현재분사(-ing)**를 쓰기도 합니다. ‘coming’은 ‘her’가 ‘오고 있는 중인’ 모습을 강조합니다. “I see her (to be) coming”에서 to be가 생략된 것으로 보거나, ‘coming’을 움직임이 강조된 형용사로 볼 수도 있습니다.



3. 정리: 5형식과 우리 ‘육하원칙 어순식’의 관계

지금까지 S+V+(Who/What) 영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들을 살펴보았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영문법 5형식과 우리의 어순식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1형식 (S+V): 우리 어순식의 기본 S+V와 일치. (예: Birds sing.)
  • 2형식 (S+V+C): S+V+(What-보어). 주어가 ‘무엇’인지 설명. (예: She is a doctor.)
  • 3형식 (S+V+O): S+V+(What-목적어). ‘~을 하다’. (예: I like apples.)
  • 4_형식 (S+V+I.O+D.O): S+V+(Who-간접목적어)+(What-직접목적어). ‘~에게 ~을 주다’. (예: Give me a pen.)
  • 5형식 (S+V+O+O.C):
    • S+V+(Who-목적어)+(What-목적격보어: 명사/형용사). ‘누구를 무엇으로 만들다/여기다’. (예: Make me a bird. Keep your friends close.)
    • S+V+(Who-목적어)+(What-목적격보어: to부정사/동사원형/현재분사). ‘누가 무엇을 하도록 시키다/원하다/보다’. (예: I want you to go. Make him do it. I saw her coming.)


결국, 영어 문장을 5형식으로 나누는 기준은 동사의 종류입니다. 어떤 동사가 오느냐에 따라 문장의 구조가 결정된다는 것이죠.


반면, 우리의 **’육하원칙 어순식’**은 문법 용어보다는 영어 사용자들이 정보를 전달하는 관심사의 우선순위에 초점을 맞춥니다. S+V로 결론을 내린 뒤, (Who/What)에 대한 궁금증을 먼저 해결하고, 그 다음에 [Where/Why/How/When]의 부가 정보를 덧붙인다는 큰 흐름을 제시합니다.


(Who/What) 자리는 때로는 하나의 명사, 때로는 두 개의 명사, 때로는 명사와 행동(준동사)의 조합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지만, 핵심은 동사 바로 다음에 오는 이 정보들이 문장의 핵심적인 대상이나 내용을 이룬다는 것입니다. 복잡한 문법 규칙 없이, 단어들을 순서대로 배열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전달되는 영어의 직관성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초기 언어는 지금보다 훨씬 단순했을 것입니다. 명사, 동사, 형용사 같은 품사의 구분도 명확하지 않고, 그저 중요한 단어부터 나열하며 소통했을지도 모릅니다. 영어가 발전하면서 규칙과 체계가 잡혔지만, 그 근간에는 여전히 **’중요한 정보부터, 궁금한 순서대로’**라는 단순한 원리가 숨어있는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