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Who/What) 정복! 타동사와 목적어, 그리고 자동사의 변신


“나는 너를 사랑해. 너는 나를 완성시켜줘. (I love you. You complete me.)” – 영화 <제리 맥과이어 Jerry Maguire>


이 애틋한 고백, 기억하시나요? “I love (나는 사랑해)” 라고 말하면, 듣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누구를? (Whom?)” 하고 궁금해합니다. “You complete (너는 완성시켜)” 라고 하면, “무엇을? (What?)” 이라는 질문이 뒤따르죠. 이처럼 동사 뒤에 와서 그 행동의 ‘대상’이 되는 말을 우리는 **’목적어(Object)’**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 목적어는 우리 ‘육하원칙 어순 패턴’의 (Who/What) 자리에 쏙 들어갑니다.

S (주어) + V (동사) + (Who? / What?) + [Where? + Why? + How? + When?]


지난 장에서는 주로 주어의 상태를 설명하는 ‘보어’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 장에서는 행동의 대상이 되는 **’목적어’**와, 이 목적어를 필요로 하는 **’타동사(Transitive Verb)’**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더불어, 목적어가 없어 보이는 **’자동사(Intransitive Verb)’**가 어떻게 (Who/What)의 궁금증과 연결되는지도 살펴볼 거예요.


1. 타동사: “그래서, 누구를? 무엇을?” – 목적어가 꼭 필요한 동사들

“He drives this car.” (저 사람이 이 차를 운전한대.) – 영화 <레인 맨 Rain Man>

“Houston, we have a problem.” (휴스턴, 문제가 생겼다.) – 영화 <아폴로 13 Apollo 13>


위 문장들에서 ‘this car’나 ‘a problem’은 각각 ‘drives(운전하다)’와 ‘have(가지고 있다)’라는 동사의 직접적인 대상, 즉 목적어입니다. 이처럼 동사 뒤에 명사 형태의 단어(목적어)가 와서 “~을/를”이라는 의미를 완성시켜주는 동사를 **’타동사’**라고 합니다. ‘타(他)’라는 한자에서 알 수 있듯이, 다른 대상(목적어)에게 영향을 미치는 동사죠.


대표적인 타동사로는 우리의 감정을 표현하는 like (좋아하다), love (사랑하다), hate (싫어하다) 등이 있습니다. 이런 동사들은 목적어 없이는 문장이 완성되지 않습니다. “I like.” 라고만 하면 “뭘 좋아하는데?” 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죠.

  • VIVIAN RUTLEDGE: I don’t like your manners. (나는 너의 매너를 좋아하지 않아.) – 영화 <빅 슬립 The Big Sleep>


타동사의 마법: 그냥 명사를 놓기만 하면 끝!

타동사를 사용하는 것은 정말 간단합니다. 동사 뒤에 궁금증을 해결해 줄 명사(또는 명사구, 명사절)를 가져다 놓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그 명사는 자동으로 목적어가 되어 우리말로 ‘~을/를’이라고 해석되죠.

  • MR. BLONDE: Are you gonna bark all day, little doggie, or are you gonna bite? (너는 온종일 짖기만 할 거야 아니면 물기는 할 거야?) – 영화 <저수지의 개들 Reservoir Dogs>
    • ‘bark(짖다)’는 그 자체로 동작이 완성되는 자동사입니다.
    • 하지만 ‘bite(물다)’는 타동사입니다. “bite”라고만 하면 “무엇을?”이라는 궁금증이 생기죠. 여기에 어떤 명사든 놓으면 ‘~을 물다’가 됩니다.
  • Dorothy: You go away or I – I’ll bite you myself! (이제 가. 아니면 내가 너를 물어버릴 거야!) – 영화 <오즈의 마법사 The Wizard of Oz>
    • ‘bite’ 뒤에 ‘you’라는 명사(대명사)를 놓으니 ‘너를 물다’라는 의미가 완성되었습니다.

우리말처럼 ‘은/는/이/가’나 ‘을/를’ 같은 토씨(조사)가 없는 영어에서는 단어의 ‘위치’가 그 역할을 결정합니다. 타동사 바로 뒤에 오는 명사는 자연스럽게 목적어가 되는 것이죠.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타동사의 목적어는 다양해요!

타동사의 목적어는 한 단어짜리 명사일 수도 있지만, 여러 단어가 모인 구(phrase)나 심지어 문장(절, clause)이 될 수도 있습니다.

  • DR. PETER VENKMAN: We came. We saw. We kicked its ass. (왔다. 보았다. 그리고 그 놈의 엉덩이를 걷어찼지.) – 영화 <고스트버스터즈 Ghostbusters>
    • ‘came(왔다)’, ‘saw(보았다)’는 자동사 또는 목적어가 생략된 타동사로 쓰였고, ‘kicked(걷어찼다)’는 ‘its ass(그놈의 엉덩이)’라는 명사구를 목적어로 가집니다.
  • HARRY CALLAHAN: Go ahead, make my day. (계속해, 오늘을 내 날로 한번 만들어보자고.) – 영화 <더티 해리 4: 써든 임팩트 Sudden Impact>
    • ‘make(만들다)’는 ‘my day(나의 날)’를 목적어로 가집니다.
  • Geoffrey: I know. You know I know. I know you know I know. (나는 안다. 너는 내가 안다는 것을 안다. 나는 네가 내가 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을 안다.) – 영화 <겨울의 사자 The Lion in Winter>
    • ‘know(알다)’라는 타동사가 점점 더 길어지는 명사절(“I know”, “you know I know”)을 목적어로 취하고 있습니다.


2. 자동사: “혼자서도 잘해요!” – 하지만 때론 도움이 필요해

타동사와 달리, **’자동사(Intransitive Verb)’**는 목적어 없이 스스로 완전한 의미를 나타내는 동사입니다. ‘자(自)’라는 한자에서 알 수 있듯, 주어 자신의 동작이나 상태를 설명하죠.

  • “Life moves pretty fast.” (인생은 무척 빨리 움직이지.) – 영화 <페리스의 해방 Ferris Bueller’s Day Off>
    • ‘moves(움직이다)’는 자동사로, ‘Life’라는 주어의 움직임을 설명합니다. 뒤에 목적어가 필요 없죠.


자동사의 변신: 전치사와 손잡고 목적어를 만들다!

그런데 자동사 중에는 우리말로는 마치 목적어가 필요한 것처럼 느껴지는 동사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다(look)’, ‘듣다(listen)’, ‘웃다(smile)’ 같은 동사들이죠. “그녀를 보다”, “음악을 듣다” 처럼요. 하지만 영어에서 이 동사들은 자동사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목적어를 가질 수 없습니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전치사(Preposition)’**입니다! 자동사가 전치사와 짝을 이루면, 마치 타동사처럼 뒤에 명사(목적어 역할)를 데려올 수 있습니다. <자동사 + 전치사> 덩어리가 하나의 타동사처럼 기능하는 셈이죠.

  • Shannon Christie: Am I beautiful at all?
  • Joseph Donnelly: [whispering] I’ve never seen anything like you in all of my livin’ life. (내 생애 너와 같은 어떤 것도 본 적이 없어.) – 영화 <파 앤 어웨이 Far and Away>
    • ‘see’는 타동사로 ‘anything like you’를 목적어로 바로 가집니다.

  • NED ‘SCOTTY’ SCOTT: Watch the skies, everywhere, keep looking! Keep watching the skies! (하늘 전체를 쳐다봐. 계속 보라고. 하늘을 계속 살펴보라고!) – 영화 <괴물 The Thing from Another World>
    • ‘watch’는 타동사로 ‘the skies’를 목적어로 가집니다.
    • ‘look’은 자동사입니다. 그래서 그냥 ‘look the skies’라고 할 수 없습니다.

  • JERRY: Look at that! Look how she moves. (저것 좀 봐. 어떻게 그녀가 움직이는지 보라고.) –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 Some Like It Hot>
    • ‘look’이 전치사 ‘at’과 함께 쓰여 ‘that(저것)’을 목적어로 가집니다. (‘Look at’이 하나의 타동사처럼!)
    • ‘look how she moves’에서는 ‘how she moves(그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라는 명사절이 ‘look’의 대상이 됩니다. (이때는 ‘look’이 명사절을 목적어처럼 취하는 특별한 경우로 볼 수 있습니다.)
  • COUNT DRACULA: Listen to them. Children of the night. What music they make. (잘 들어봐요. 어둠의 자식들이죠. 아름답지 않습니까?) – 영화 <드라큘라 Dracula, 1931>
    • ‘listen’은 자동사로, 전치사 ‘to’와 함께 ‘them(그들)’을 목적어로 받습니다.


이처럼 <자동사 + 전치사> 형태로 자주 쓰이는 표현들은 하나의 덩어리로 기억해두면 편리합니다.

  • look at ~을 보다
  • listen to ~을 듣다
  • wait for ~을 기다리다
  • reply to ~에 응답하다
  • graduate from ~을 졸업하다
  • interfere with ~를 방해하다
  • sympathize with ~을 동정하다

중요한 것은, 자동사가 전치사의 도움을 받아 목적어와 유사한 것을 취하더라도, 우리 ‘육하원칙 어순 패턴’의 순서는 변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Who/What)에 해당하는 정보가 여전히 동사(덩어리) 다음에 오게 됩니다.


3. 자동사 같은 타동사, 타동사 같은 자동사? – 헷갈림 주의!

가끔 우리말 해석 때문에 자동사와 타동사를 혼동하기 쉬운 동사들이 있습니다.


1) 우리말로는 자동사 같은데, 영어로는 타동사인 경우:
“어디에 들어가다”는 우리말로는 목적어가 없는 자동사처럼 느껴지지만, 영어 단어 **’enter’**는 보통 전치사 없이 바로 장소 목적어를 가집니다.

  • Reporter: Apollo 13 – lifting off at 1300 hours and 13 minutes, and, entering the moon’s gravity on April 13th. (아폴로 13은 13시 13분에 이륙하여 4월 13일에 달의 중력에 들어가게 됩니다.) – 영화 <아폴로 13 Apollo 13>
    • ‘enter into the moon’s gravity’가 아니라 ‘enter the moon’s gravity’입니다.


이런 동사들로는 attend (참석하다), reach (도달하다), approach (접근하다), leave (떠나다), address (연설하다), inhabit (거주하다), answer (답하다), survive (생존하다), marry (결혼하다), match (어울리다), join (합류하다) 등이 있습니다.

  • PVT. JUDY BENJAMIN: I did join the Army, but I joined a different Army. (나는 군에 입대했다. 그러나 나는 좀 다른 군대에 입대했다.) – 영화 <벤자민 일등병 Private Benjamin>
    • ‘join with the Army’가 아니라 ‘join the Army’입니다.
  • J.J. Hunsecker : Match me, Sidney. (나에게 맞추어 봐(시가에 라이터를), 시드니.) – 영화 <성공의 달콤한 향기 Sweet Smell of Success>


2) 반대로, 우리말로는 타동사 같은데, 영어로는 자동사라서 전치사가 필요한 경우: (위 2번 항목에서 이미 다루었습니다. look at, listen to 등)

이런 예외적인(?) 동사들은 나올 때마다 눈여겨보고 익혀두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너무 스트레스받지는 마세요! 중요한 것은 동사 뒤에 (Who/What)에 해당하는 정보가 어떤 형태로든 온다는 큰 흐름을 이해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