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이 사람 누구야? (Hey, who is this guy?)”
1988년 영화 <레인 맨 (Rain Man)>에서 찰리(톰 크루즈)는 처음 만난 형 레이먼(더스틴 호프먼)을 보며 이렇게 묻습니다. 갑작스러운 만남, 정체를 알 수 없는 상대. 이럴 때 우리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역시 **”누구 (Who)?”**일 겁니다.
지난 1장에서 우리는 영어 문장의 제1원칙, 즉 **”주어(S) + 동사(V)로 일단 결론부터 말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자, 이렇게 첫발을 떼고 나면 자연스럽게 다음 궁금증이 고개를 듭니다. 바로 “누구에 대한 이야기인데?” 또는 “무엇에 대한 이야기인데?” 하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우리 ‘육하원칙 어순 패턴’의 두 번째 블록, (Who + What) 자리가 해결해 줄 궁금증입니다.
S (주어) + V (동사) + (Who? / What?) + [Where? + Why? + How? + When?]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가장 큰 관심을 가집니다. 그래서일까요? 영어 문장에서도 주어와 동사 다음에는 ‘사람(Who)’에 대한 정보나, 그에 버금가는 핵심 ‘대상(What)’에 대한 정보가 뒤따르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Table of Contents
1. “누구(Who)?” 혹은 “무엇(What)인데?” – 정체와 상태를 밝혀주는 ‘보충하는 말(보어)’
다시 <레인 맨>으로 돌아가 볼까요? 찰리의 물음에 레이먼은 엉뚱하지만 단호하게 대답합니다.
- Raymond: I’m an excellent driver. (나 운전 잘해.)
이 문장을 우리 패턴에 넣어보면,
- S (I) + V (’m) + What (an excellent driver)
여기서 ‘an excellent driver’는 주어인 ‘I’가 **’무엇’**인지, 즉 그의 정체나 상태를 보충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어가 ‘누구’인지, 또는 ‘어떤 상태’인지를 설명해주는 말을 문법에서는 **’보어(Complement)’**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보충해주는 말’이죠. 이런 문장은 마치 <주어 = 보어> 와 같은 등식이 성립합니다.
- I am an excellent driver. (나 = 훌륭한 운전기사)
- He was some kind of a man. (그 = 특별한 종류의 남자) – 영화 <악의 손길 Touch of Evil>
이런 ‘보어’ 자리에는 주로 명사(an excellent driver, a man)나 형용사(excellent, special)가 옵니다. 만약 형용사가 온다면, 그 형용사가 꾸며주는 명사가 생략되었다고 생각하면 더 쉽습니다. (예: “I’m excellent.”는 “I’m an excellent person/driver.”의 의미를 담고 있죠.)
왜 보충하는 말이 필요할까요?
동사 중에는 그 자체만으로는 의미가 완전하지 않아서 반드시 보충하는 말이 필요한 친구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be 동사 (am, is, are, was, were)**입니다.
“I’m…” 또는 “He was…” 라고만 하면 듣는 사람은 “그래서 뭐? 누구인데? 어떤 상태인데?” 하고 궁금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혼자서는 완전한 의미를 전달하기 어려워 보어가 꼭 필요한 동사를 **’불완전 동사(Incomplete Verb)’**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불완전 동사가 쓰인 문장에서 (Who/What) 자리는 주로 주어를 설명하는 ‘보어’가 차지하게 됩니다.
물론 주어가 사람이 아니라면 그에 맞는 ‘무엇’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겠죠.
- Joe: Well, Life isn’t always what one likes. (삶이란 것이 자기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죠.) – 영화 <로마의 휴일 Roman Holiday>
- S(Life) + V(isn’t) + What (always what one likes). 여기서 ‘always what one likes’가 Life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보어 역할을 합니다.
- S(Life) + V(isn’t) + What (always what one likes). 여기서 ‘always what one likes’가 Life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보어 역할을 합니다.
2. “누구에게(Whom)?” 혹은 “무엇을(What)?” – 행동의 직접적인 ‘대상(목적어)’
자, (Who/What) 자리가 항상 주어를 ‘보충 설명’하는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동사가 ‘행동’을 나타낼 때, 이 자리는 그 행동의 **직접적인 ‘대상’**이 누구인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목적어(Object)’**의 자리가 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 I love you. (나는 너를 사랑해.)
- S(I) + V(love) + Whom(you)
- ‘love’라는 행동의 대상이 ‘you’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 I like TV. (나는 TV를 좋아해.)
- S(I) + V(like) + What(TV)
- ‘like’라는 행동의 대상이 ‘TV’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주어의 행동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대상을 ‘목적어’라고 하며, 이 목적어 또한 우리 패턴의 (Who/What) 자리에 쏙 들어갑니다. 이 경우 동사는 목적어를 필요로 하므로 **’타동사(Transitive Verb)’**라고 불립니다.
3. 잠깐! Be 동사의 또 다른 얼굴: “존재한다, ~에 있다 (완전 자동사 Be)”
앞에서 be 동사는 주로 불완전해서 보어가 필요하다고 했죠? 그런데 이 be 동사가 가끔은 다른 의미로 쓰이며 그 자체로 완전한 뜻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바로 “~이 있다” 또는 **”존재한다”**는 의미로 쓰일 때입니다. 이때는 보어가 필요 없으며, 이런 be 동사를 **’완전 자동사(Complete Intransitive Verb)’**라고 합니다.
- CAROL ANNE FREELING: They are here! (그들이 여기 있어요!) – 영화 <폴터가이스트 Poltergeist>
- S(They) + V(are) + Where(here)
- 이 문장에서 ‘are’는 ‘존재한다’는 의미로, ‘here(여기)’라는 장소 부사와 함께 쓰였습니다. (Who/What) 자리 대신 [Where] 자리에 정보가 온 것을 주목하세요!
- JUDY GARLAND: There is no place like home. (그래도 집이 최고예요. / 집 같은 곳은 없어요.) – 영화 <오즈의 마법사 THE WIZARD OF OZ>
- 유도부사(There) + V(is) + S(no place) + [Where/How(like home)]
- “no place (어떤 장소도) + is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be 동사가 “존재”의 의미로 쓰일 때는 (Who/What) 자리에 주어를 보충하는 말 대신, [Where]와 같은 다른 육하원칙 요소가 바로 뒤따르기도 합니다. 동사의 의미에 따라 문장의 흐름이 달라지는 재미있는 예시죠.
4. ‘육하원칙 어순 패턴’ 속 (Who+What) 자리의 비밀 정리!
자, 그럼 S+V 다음에 오는 (Who + What) 자리에는 어떤 친구들이 올 수 있는지 정리해볼까요?
- 주어의 정체/상태를 밝히는 ‘보어’: (주로 be 동사나 유사한 연결 동사와 함께)
- 품사: 명사 또는 형용사
- 역할: 주어 = 보어 (S=C)
- 예시: I’m an excellent driver. / He was some kind of a man. / Life isn’t always what one likes.
- 동작의 직접적인 ‘대상’인 ‘목적어’: (주로 행동을 나타내는 타동사와 함께)
- 품사: 명사 또는 대명사
- 역할: 행동의 대상
- 예시: I love you. / I like TV.
이처럼 **<주어(S) + 동사(V)>**로 문장의 핵심을 던진 후, 바로 뒤따르는 (Who + What) 자리에서 우리는 주체가 ‘누구/무엇인지’ 혹은 행동의 대상이 ‘누구/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