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

최근에 부정적인 생각을 계속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서 문득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흔히 세상을 이해하기 전에 자신을 알아야 한다고들 말한다. 이건 좀 더 성숙한 인간이 되기 위한 오랜 명제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자신의 실체는 물론이고,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조차 모를 때가 많다.


우리의 뇌는 네트워크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서, 스스로 생각을 시작하기보다는 외부 자극에 의해 작동을 시작하곤 한다. 때로는 아주 사소한 일에도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를 물며, 그로 인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내가 원해서 하는 생각이 아닌데도 말이다. 이런 생각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일이 많다. 실체도 없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아무런 영향도 끼칠 수 없는데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종종 이런 고뇌를 이기기 위해 산으로 들어가 자기성찰을 시작하곤 한다. 도인이 된 사람들은 폭포 아래서 각성을 했다고 한다. “물은 물이요, 산은 산이 로다.” 이런 정도로 스스로를 관찰해야 세상의 이치를 보게 되고, 자신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얼마나 힘든 과정인가?

하지만 최근에 나 같은 보통사람들도 자기 생각을 조절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도 간단하게 스스로에게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라고 질문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에 몰두하고 있다면, “이런 생각은 쓸데없는 일이야.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아.”라고 스스로에게 소리쳐 불 수도 있다.

좀 더 생각해보니, 이런 생각은 나만 하는 것이 아니고, 일종의 메타인지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떠올렸다.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어딘가에서 들어본 단어다.

‘메타’라는 단어는 그리스어 “μετά”에서 유래되었으며, “뒤에”, “넘어서”, “함께”, “접하여”, “스스로”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영어에서는 다른 개념을 추상화하거나 완성, 추가하는 데 쓰이는 접두사로 사용된다. 쉽게 말해, 메타는 기존의 개념이나 사고방식을 한 단계 더 뛰어넘어 새로운 시각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메타과학은 과학 그 자체를 연구하는 분야다. 과학은 우주와 자연의 법칙을 연구하지만, 메타과학은 과학적 방법론, 과학 지식의 구조와 발전 과정, 과학과 사회의 관계 등을 다룬다. 메타철학은 철학 자체를 질문한다. 메타메모리는 심리학에서 무언가를 회고할 때 이를 기억하거나 기억하지 아니하는 데 대한 개인의 지식을 뜻한다. 메타시네마는 영화 속의 주인공이 자신이 영화 속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관객과 소통하는 장면을 포함한다.

그렇다면 메타인지는 우리 생각을 생각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메타인지를 연구한 발달심리학자인 존 플라벨은 이를 남의 지시 없이 스스로 자기 생각에 대해 생각하는 능력으로 정의했다. 메타인지는 상위인지, 초인지라고도 불리며, 한마디로 자기 성찰 능력이다.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지식에 대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 검증을 거치는 것이다. 내가 맞는 건지 스스로 의심하는 과정도 포함된다. 이는 자신의 정신 상태, 즉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정상인지 결정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 술을 마셨을 때 자신의 발언과 행동이 잘못되지는 않을지 생각해보는 것도 메타인지 작업의 하나다.

결국, 높은 지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상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라도, 스스로에게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라고 종종 질문하며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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