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 realist. I accept life is composed of difficulties and delights. I accept the difficulties as a natural price of existence, but I accept the delights as goodies which I really don’t deserve.” — Will Durant
장마가 멈추고 하늘에는 잠자리가 한창이다. 크지 않은 앞마당에 겨울을 인내하고, 봄의 기운과 여름 햇살을 받아 제법 많은 종류의 식물들이 풍성하게 자랐다. 잔디밭과 분리된 작은 화단에도 그 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이런저런 꽃들이 자태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아침 햇살이 내리쬐는 마당은 평화로 가득하다.
하지만 작은 이 마당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생명의 다양성으로 가득 찬 하나의 작은 우주다. 어릴 적 시골에서 보았던 작은 풀들은 물론이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풀벌레, 개미, 벌과 같은 작은 생물체들이 저마다 삶의 터전을 정하고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어떻게 이렇게 작은 공간에 저 많은 식물과 곤충이 살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날 정도로, 다양한 생명이 바글거리고 있으며 서로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와글거리고 있다. 한 마디로 평화 속에서도 삶의 투쟁이 소리 없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역사의 첫 페이지를 열면 찬란한 문명을 만들어 가기 위해 인류가 힘을 합쳐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 후의 역사는 늘 전쟁으로 점철되어 있다. 미국의 철학자 윌 듀란트(Will Durant)는 그의 저서 <역사의 교훈(The Lessons of History)>에서 “역사에 기록된 3,421년 중에 전쟁이 없었던 해는 268년에 불과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인간은 그 오랜 세월 동안 100일을 싸우고 8일 쉬면서 전쟁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전쟁은 경쟁의 최악의 형태다. 전쟁을 나름대로의 명분으로 그럴듯하게 포장하기도 하지만 전쟁이란 결국 남보다 더 가지려는 사람들의 가장 비합리적인 선택으로 시작된다. 그렇다고 자연의 상태가 1600년 경의 영국 철학자 토머스 홉스(Thomas Hobbes)의 표현대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동물들도 협력과 경쟁 모두를 생존의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간은 그보다 더 현명한 존재다. 무엇보다 경쟁 속에서도 협력을 선택하여 자신에게 필요한 더 많은 자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인류는 그렇게 협력과 분업을 기반으로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을 만들어 내고 부를 창출해 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인터넷을 사용하여 엄청난 지적 자산을 만들어 내는 정보혁명의 한 가운데 서있다.
오늘날의 삶에서 시장이 원하는 가치를 홀로 만들어 내는 사람은 없다. 위대한 정치적 리더나 놀라운 성장을 이루어 낸 기업가도 마찬가지다. 세상이 복잡해 질수록 ‘독불장군’의 이야기는 신화일 뿐이다. 그럼에도 늘 서로 더 가지겠다는 인간의 욕심과 자원의 유한성으로 인한 경쟁은 피할 수 없다. 역설적으로 그런 경쟁을 통해 너 나은 기술과 삶의 방법이 탄생하기도 한다.
만남이 있는 곳에 늘 경쟁과 협력이 있다. 물론 만남에도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 나쁜 소식은 사람이 많아질수록 자원이 더 귀해진다는 점이다. 좋은 소식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자원을 창조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오늘날 가치를 가지는 자원은 물질적 자원이 아니라 정신적이며 지적인 것들이다.
만나지 않으면 경쟁도 없지만, 발전도 없을 뿐 아니라 행복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런 연결을 통해 우리는 발전한다. 경쟁을 하던 협력을 하던 만남이 없이는 스스로의 성장도 원하는 가치의 창출도 어림없는 일이다. 만남이 있어야 축복도 있고 성장도 있다. 물론 자신이 정당하게 얻은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우리 것을 호시탐탐 노리는 이기적인 유전자, 그리고 자신의 이익도 챙기지 못하면서 나의 이익을 빼앗아가는 멍청한 유전자들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우리보다 훨씬 더 공격적인 사람들도 있다.
만남을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경쟁과 협력에 대해 잠시 몰입해 보기로 하자. 학문적으로 정리된 이론과 실전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혼자 알고 있기 아쉬워 선조들이 우리들에게 남겨준 말들도 둘러보기로 하자. 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에서의 경쟁에 대한 답은 우리 스스로 찾아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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